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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간섭 배제가 경제성장의 열쇠/브라이언 존슨(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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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간섭 배제가 경제성장의 열쇠/브라이언 존슨(특별기고)

입력
1997.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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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최근들어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기초는 아직 건실하다. 비록 비관세 무역장벽이 엄격하고 또 법인세가 높은 편이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 자유가 보장된 나라중 하나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적 성공은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는 아주 짧은 기간에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통계수치를 보면 한국은 6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652달러(87년도 불변가격)에서 96년에는 무려 1만1,750달러를 기록했다. 또 홍콩도 같은 기간에 2,279달러에서 2만3,892달러로 성장했다. 두 나라의 성장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이며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이같은 성공의 비결은 바로 경제적 자유라 할 수 있다. 지난 20년동안 저개발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칠레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은 모두 자유경제체제를 유지해 왔다. 반면에 경제가 침체하거나 오히려 후퇴한 국가들은 예외없이 경제적 자유를 억압한 경우였다. 「98년판 경제적 자유지표」에 의하면 홍콩의 경제적 자유도는 세계 156개 국가중에서 1위, 싱가포르는 2위, 대만은 7위, 칠레는 17위 그리고 한국은 24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불행한 일이지만 경제적 성공이 전세계적 현상은 아니었다. 지난 30년간 한국과 대만의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다른 많은 국가는 침체하거나 후퇴하기까지 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뒷마당에 위치한 아이티의 경우 65년 360달러였으나 94년 225달러로, 페루도 1,137달러에서 1,103달러로 떨어졌다.

「경제적 자유지표」를 보면 경제적 성공은 천연자원이나 에너지, 인프라, 기술적 발달 등이 아니라 정부가 얼마나 경제운영에 덜 간섭하느냐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홍콩은 천연자원이나 에너지의 모두를 수입하고 있고 경작할 땅도 전혀 없으며 지난 30년간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해 선진기술을 갖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한국의 경우는 여기에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해야하는 부담까지 안고 있었지만 성공한 경제를 건설했다.

경제적 자유지표의 10개 평가기준은 금융정책, 외국인 투자, 통화정책, 조세, 무역, 임금 및 물가정책, 정부부문의 경제적 크기, 사유재산권, 정부의 규제, 그리고 암시장의 활동성 등이다. 각 평가기준마다 가장 자유로운 상태를 1점, 가장 억압된 상태를 5점으로 해 1∼5점의 점수를 매겨 이를 모두 합산한뒤 평균을 냈다. 이 수치들을 국가별 1인당 GDP와 비교해 보니 우연이라고 하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 한마디로 1인당 GDP가 높은 국가들은 모두 경제적 자유지표상 좋은 평점을 받은, 즉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고 앙골라 이라크 라오스 모잠비크 북한 수단 베트남 등 가난한 나라들은 형편없는 평점을 받았다.

빈곤은 어느 국가든지 자연적인 요인때문에 빚어지는 게 아니다. 잘못되고 억압적인 경제정책이 빚어낸 인위적 이유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난한 국가일수록 잠자고 있는 경제적 에너지에 자유의 숨결을 불어넣으면 경제적 풍요는 저절로 뒤따라오게 된다.<멜라니 커크패트릭 정리="신재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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