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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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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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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해도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는 불가능하다」. 이 가설이 진리인지의 여부는 권위주의 체제인 중국과 민주정치제도를 도입한 러시아 경제의 앞날이 가려 줄 것이다. ◆동남아 경제공황을 촉발한 주범 조지 소로스의 지론도 이와 비슷하다. 공산주의 국가가 민주주의 국가로 변신하는 데는 넘어야 할 두개의 장애물이 있다. 하나는 정치자유화고, 다른 하나는 경제자유화다. 러시아는 전자에, 중국은 후자에 먼저 착수했다. 그러므로 앞날은 러시아가 더 밝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중국이 지금은 개발독재 방식의 경제발전 전략이 성공한 것같이 보이지만, 곧 정치적 자유와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민중의 저항과, 대형기업의 부실경영 문제에 부닥쳐 동남아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반면에 러시아는 갑작스런 체제전환 탓에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일단 제도가 정착되면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그러니 돈이 있으면 중국보다는 러시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고, 그 찬스는 지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공산권 붕괴 이후 그는 동유럽에 미 정부원조액보다 많은 15억달러를 기부했고, 얼마전에는 러시아에도 퇴역군인 직업교육 재원으로 5억달러를 쓰겠다고 발표했다. ◆겉보기에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맘씨 좋은 아저씨의 자선행위 같지만, 공짜가 아님은 물론이다. 소로스는 그 대가로 국영통신사 스뱌지인베스트의 민영화에 참여해 주식 25%를 삼켰다. 이경식 한은총재가 그를 만나 한국에 투자한 5억달러를 빼가지 않도록 약속받았다고 한다. 그 값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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