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 관계자 “칼날위에서 고난도 게임” 비유/성장률·자본시장 추가개방싸고 막판 첨예대립/나이스 단장 “10부 복사” 지시 마무리 시사도○…29일밤부터 본격 시작된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실무협상이 휴일인 30일에도 속개, 쟁점사항에 대한 잠정합의에 도달했으나 구체적인 지원조건을 놓고 심야까지 밀고당기는 협상이 계속됐다. 협상에 참가한 재경원 관계자는 심야협상도중 『칼날위에서 고난도게임을 계속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해 협상과정이 긴박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 이날 회의장소인 서울 힐튼호텔 19층에는 재경원 금융정책실 관계자들이 거의 대부분 밤을 새우고 있어 마치 재경원을 옮겨놓은 듯한 형국.
○…임창렬 경제부총리는 이날 하오 10시30분께 기자들과 만나 『큰 줄기는 잡혔으나 몇가지 세부사항에 대해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며 『늦어도 1일 상오까지 협상을 끝낼 예정』이라고 밝혀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
한편 임부총리는 이날 휴버트 나이스 IMF협상단장과 협상을 벌이다가 무려 세차례나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를 방문, 협상지침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막판협상에 진통을 겪는 모습이 역력.
○…휴버트 나이스 단장은 힐튼호텔 19층 작업실과 20층에 마련된 지원팀사무실을 직접 오가며 협상을 지휘하는가 하면 워싱턴본부와 수시로 연락, 협의하는 등 긴박한 모습을 보였다. 나이스 단장은 쟁점사항이나 합의사항을 묻는 질문에 『협상이 끝나면 기꺼이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며 『협상진척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 단장은 임부총리가 세번째로 청와대에 다녀온 뒤 임장관과 짧은 면담을 가진 후 하오 5시30분께 20층 사무실로 나와 비서에게 『최종카피를 10부 복사해달라』고 지시,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갔음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합의문 내용을 묻자 역시 『겨우 수요일에 한국에 왔는데 어떻게 벌써 최종 결과가 나오겠느냐』며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기자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이날 협상에 참여했던 정덕구 재경원 제2차관보도 중간브리핑을 통해 『경제성장률과 자본시장 추가개방 부문에 대해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며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밝혀 우리측 협상단이 IMF의 「성장률 2.5%」의 초긴축 요구에 맞서 힘겨운 협상이 진행중임을 시사. 정차관보는 또 『IMF가 자본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로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당시 개방일정을 밝힌 만큼 더이상 추가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하기도.
○…이경식 한국은행총재도 이날 힐튼호텔을 찾아 나이스단장을 만나 1시간가량 우리측 입장을 설명. 이총재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심각한 표정으로 묵묵부답, 협상과정에 난항을 겪고있음을 시사.<김경철·이성철·김준형 기자>김경철·이성철·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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