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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키워주려면 충고·비난보다 인정·격려해줘야(김은혜의육아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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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키워주려면 충고·비난보다 인정·격려해줘야(김은혜의육아상담)

입력
1997.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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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등학교 1학년인 지환이는 유치원에 다닐때부터 친구가 많지 않았고 놀이터에 가면 싸우기가 예사입니다. 학교에 입학해서는 『손을 들어도 선생님이 나만 안 시켜준다.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는다』고 속상해 합니다. 피아노 미술 등 여러가지를 배우러 다니지만 어느 것 하나에도 재미를 붙이지 못합니다.친구들과 유난히 많이 싸우는 지환이를 걱정하는 선생님의 권유로 병원을 찾아갔을 정돕니다. 의사선생님은 지환이가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하시더군요. 평소 지환이가 소외당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배려를 했고 자기 주장을 펼 수 있도록 충고를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아이가 자신감이 없다니 도저히 이해가 돼지 않습니다.

A: 부모들은 모두 자녀를 자신감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자녀에게 자신감을 강요하는 것은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 좌절된 자신감을 보상받으려는 무의식이 작용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좌절할때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지요. 부모의 이러한 태도는 아이에게 과도한 짐을 지우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이 살기를 바랐던 어린 시절을 대신 살아가면서 점점 자신을 부적절한 사람으로 느끼게 되지요. 지환이가 모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충고를 하지만 이것은 결국 지환이에게 「너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 「너는 아직 어려서 잘 몰라」라는 메시지를 준 셈입니다. 자신감을 키우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감정에 쉽게 휩쓸리는 아이가 상황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 입니다. 가능한한 충고를 적게 하고 비난을 삼가야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의 인정과 격려가 가장 중요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또래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친구들과 경쟁하고 사귀고 헤어지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아이가 힘들어할때 격려하고 아이가 성공하면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지환이의 경우처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아이에게 여러가지 기능이나 지식을 가르치는 부모가 많습니다. 아이가 능숙하게 악기를 다루거나 하면 부모는 많은 칭찬과 보상을 하지요. 그러나 이러한 조기교육과 성취는 대부분 비싼 댓가를 치루게 됩니다. 열심히 하는 동기가 자기자신의 내적 호기심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여러가지 일에 자유롭게 부딪히고 이에 따르는 성공과 실패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호기심과 창조력을 가지고 태어나며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는 좌절감마저 자신의 자신감을 쌓는데 기여하기 때문입니다.<마음샘소아청소년크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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