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본드’ 제작선언에 판권사 MGM/UA 발끈/2,500만불 손배소 제기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제작사인 MGM/UA가 별도의 007 시리즈를 만들려는 소니사를 상대로 2,500만달러짜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발단은 소니사 존 캘리 사장이 지난 10월 007시리즈 「선더볼 작전」의 제작자인 케빈 맥클로리와 손잡고 이 작품 신판과 함께 앞으로 여러 편의 「소니판 본드」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
MGM/UA는 「닥터 노」에서 시작해 오는 19일에 미국에서 개봉될 「내일은 죽지 않는다」까지 모두 18편의 007 시리즈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중 65년에 나온 「선더볼 작전」의 제작권만은 맥클로리가 갖고 있었다. 소니는 바로 이 점에 착안, 007 「노다지」에 한몫 끼겠다고 나선 것이다. 데이비드 니븐이 주연한 망칙한 코미디 「카지노 로얄」도 본드 영화지만 MGM/UA의 작품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했을 법하다.
MGM/UA는 로스앤젤레스법원에 낸 소장에서 소니가 판권을 위반했고 불공정경쟁행위를 했으며 사업상의 기밀을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피고소인인 캘리는 얼마 전까지도 UA사장으로 있었다. 캘리는 UA사장 재직시 티모시 허튼이 본드역을 맡아 다 죽여놓은 007 시리즈를 재생시킨 일등공신. 95년 피어스 브로스넌에게 본드역을 맡긴 「007 골든 아이」가 히트하면서 007 시리즈는 물론 빈사상태에 있던 MGM/UA사가 기사회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캘리가 친정인 MGM/UA 회장 프랭크 맨큐소와의 악감정 때문에 007시리즈에 도전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지난 10월 소니가 소니판 007시리즈 제작을 발표하고 MGM/UA가 즉각 비난성명을 냈을 때만 해도 영화계에서는 소니의 시나리오가 완성된 뒤에나 소송을 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MGM/UA는 『소니의 작태를 아예 싹부터 잘라버리겠다』며 전격적으로 소송을 내면서 007시리즈 독점제작권을 공식 인정해 줄 것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본드 시리즈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30억달러(3조여원)를 벌어들였다.<박흥진 미주본사 칼럼니스트 편집위원>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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