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요구에 신고… 전화통화 끌어 추적 “개가”여중생 홍모(13)양 납치범을 조기검거하는데는 경찰의 기민한 수사뿐만 아니라 홍양 어머니 박모(34)씨의 침착함과 롯데백화점 안전요원의 기지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씨가 딸의 납치사실을 처음 안 것은 29일 상오 7시40분께. 전날 밤 딸이 귀가하지 않아 애태우던 박씨는 범인들로부터 몸값 1억원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자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상오 10시13분부터 네차례나 다시 걸려온 전화의 발신지를 추적하고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통화시간이 짧아 번번이 검거에 실패했다.
상오 11시19분. 다시 범인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로부터 통화를 오래 끌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박씨는 『토요일이라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저녁때까지 꼭 돈을 마련하겠다』고 안심시켰다. 『그렇다면 할 수 없다. 알아서 하라』는 범인의 협박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돈이 목적이지 사람을 해치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설득하면서 3분여동안 통화를 이어가 경찰이 전화 발신지인 롯데백화점으로 출동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은 상오 11시의 협박전화 발신지가 롯데백화점 지하주차장의 공중전화임을 확인했다. 이어 목격자를 통해 파악한 범인 안주옥(23)씨의 옷차림과 인상착의를 백화점에 통보하자 백화점측은 전 안전요원에게 무전으로 이 사실을 알렸다. 무전을 청취한 안전요원 김상식(41)씨는 약 20분뒤 신관 3층 공중전화부스에서 비슷한 옷차림의 20대 남자가 전화하는 것을 보고 범인임을 직감, 동료에게 무전으로 교통경찰관을 불러주도록 연락해 범인을 검거하게 했다.<박일근·이동훈 기자>박일근·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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