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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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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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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문제가 냉전체제의 마지막 유산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유는 북한이라는 예측불허의 집단 때문이라는 사실도 다 안다. 작년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이른바 「4자회담」으로 물꼬를 튼 후 이 회담방식은 이 지역의 긴장완화를 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음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최근 이 4자회담을 둘러싸고 일부 석연찮은 기류가 형성되는 듯해 우리를 불안케 한다. 그간 4자회담은 식량원조를 전제로 내세운 북한의 생떼 때문에 상당기간 질척거렸다. 그러나 뜻밖에 북한이 아무런 조건없이 본회담참여를 선언하고 나왔다. ◆「무조건 참여」 이면이 궁금하던차에 워싱턴 포스트지는 최근 북한의 본회담참가결정에 식량약속이 전제가 됐음을 보도했다. 즉 미국이 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해 대규모지원을 약속했다는 것. 이에 앞서는 「미확인」을 전제로 했지만 우리 정부도 대규모 식량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과 우리 정부는 이를 한사코 부인한다. 유감스럽게도 속속 드러나는 여러 사실들은 이같은 양국정부의 해명을 공허하게 만든다. 적어도 북한의 태도변화는 미국이 제시한 「당근」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또 아태경제협력체(APEC)에서의 한미정상회담이 대규모 북한식량원조 결정후에 일정이 잡혔다는 말들은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국가부도라는 엄청난 현실을 앞에 두고 4자회담 본회담의 성사를 구실로 우리는 또다시 봉노릇을 해야만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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