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원 뛸때마다 수십억 손해/성장급급 부실·적자초래는 죄악/비상경영시대 정신재무장 하라95년만해도 2조5,000억원의 순익을 내는 등 삼성그룹의 「돈줄」로 여겨졌던 삼성전자가 스스로 「생존의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하고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윤종용 사장은 28일 상오 7시 전자소그룹 특별방송을 통해 『우리도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경영위기의 실상을 알린뒤 임직원들에게 철저한 정신재무장을 당부했다.
이같은 특별방송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 수익성 악화 등으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는 데다 그룹 전체가 조직 30%축소, 임원임금 삭감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윤사장은 먼저 『우리는 많은 빚 때문에 달러당 환율이 1원 오를 때마다 앉아서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으며, 전자의 얼굴인 오디오·비디오(AV), 가전 등 사업은 최근 누적된 적자가 상당한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윤사장은 또 『브라질(TV VCR공장)과 필리핀(판매법인) 등에서 내실보다는 외형성장에 치중, 금년에만 2억달러의 부실이 발생했다』며 『성장위주의 경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고도성장이 미덕이던 시대는 끝났고, 성숙된 사업을 양적으로 키우려다 부실이나 적자를 발생시키는 것은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윤사장은 『전자는 사업구조 측면에서도 메모리 이동통신 벌브 브라운관 영상부품 등 특정사업의 비중이 너무 커서 공급과잉 등 경영여건이 조금만 악화돼도 회사 전체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지는 취약한 구조로 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무리 흑자를 낸다해도 자금 흐름이 원활치 못하면 흑자 도산하게 되므로 팔리는 만큼만 생산해 재고와 채권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전자의 재고와 채권을 30%만 감축시켜도 당장 2조원의 현금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윤사장은 『눈앞의 경영위기를 내실을 다지고 비효율을 없애는 경영체질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자』며 ▲근검절약과 의식·생활의 개혁 ▲한계사업 정리 ▲재무구조를 중시하는 경영체질 구축 등을 강조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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