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스트레스 줄여야/30∼40대 갑자기 심할땐 자궁근종 의심여성에게 매달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경은 여성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하나의 「특권」일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부담감을 안겨주는 경우도 많다. 가벼운 우울증에서부터 요통 두통 하복통 과다출혈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생리통 때문이다.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의 절반가량이 생리통을 겪고 있고, 이 중 10%는 비정상적이어서 치료를 요한다.
한방에서는 자궁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면 월경의 양이나 주기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자궁이 차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리통이 일어난다고 본다. 생리통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자궁의 배란과 착상기능이 떨어져 불임의 원인이 되므로 자궁의 불균형을 잡아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경산대한방병원 강효신(64) 교수는 40년간 자궁질환만 연구해온 한방부인과 분야의 원로. 그는 『월경 중 나타나는 가벼운 통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고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으나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아프면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리통의 국소적 원인으로는 자궁의 허냉을 들 수 있다. 옛말에 「머리에는 차가운 병이 없고, 복부에는 뜨거운 병이 없다」는 말이 있다. 복부에는 차가운 병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자궁이 차가우면 자궁의 근육과 내막의 기혈순환이 잘 안돼 통증을 유발한다. 전신적인 요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또 하나의 원인은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이다.
따라서 치료는 우선 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자궁의 냉한 상태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찬음식의 과다섭취, 찬바닥에 앉기 등은 피해야 한다. 평소 긍정적이고 명랑한 태도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경탕류와 구제향부환 등의 약물을 병행하면 좋다. 강교수는 『생리통은 치료가 간단한 데도 많은 여성이 단기적인 진통제 등에 의존함으로써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흔하다』며 『생활 환경만 개선해도 호전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경희대한의대학장 송병기(62) 교수는 30∼40대 여성에게 평소와 달리 갑자기 심한 생리통이 생겼다면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을 의심, 초음파검사 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생리통은 난소기능이 미숙한 초경이후 18세까지의 10대 여성에게 많고, 결혼해 자녀를 낳으면 없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월경기엔 많은 양의 피와 수분이 골반내 장기로 쏠리기 때문에 혈액과 수분의 흐름이 왜곡된다. 이 때에는 과로를 피하고 소화에 부담이 없는 음식을 섭취하며 정신적으로 긴장하거나 흥분해서는 안된다. 통증이 있을 때는 아랫배와 허리에 따뜻한 물찜질을 해주는 게 좋다. 가정요법으로 약쑥이나 익모초 등을 물에 달여 수시로 복용하면 자궁의 혈액순환이 잘 돼 통증이 경감된다.
그러나 월경 때마다 참기 어려운 통증이 오거나 응급실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심하면 전문적인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혈순환을 가로막는 가장 흔한 원인은 어혈(썩은 피)과 한습이다. 자궁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청열조혈탕 등의 약물을 쓰면 통증이 없어진다. 송교수는 『한약은 일시적인 진통제가 아니라 자궁의 월경배출기전을 개선시켜 주므로 일단 치료가 되면 재발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프로필
강효신
▲57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76년 동대학원 한의학박사 ▲75∼77년 경희대한방병원장 ▲현재 경산대한의대 대학원장
송병기
▲58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84∼86년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90∼93년 경희대한방병원장 ▲현재 경희대한의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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