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연쇄파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경제가 전에 없는 혼란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인 니혼(일본)은행이 불과 10일 사이에 3조6,000억엔을 긴급 방출했지만 효과는 미미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야마이치(산일)증권에 이어 도쿠요(덕양)시티은행이 무너진 26일 도쿄(동경) 증권시장은 악성루머가 난무하는 등 커다란 혼란에 휩싸였다. 파산 도미노 현상때문에 불안심리가 팽배한 투자자들은 경영상태가 나쁜 기업을 선별하는 움직임이 뚜렷했는데 이 과정에서 추가 부도설 등 근거없는 소문이 유포된 것이다.
특히 다이와(대화)증권과 닛코(일흥)증권 등은 부도설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일본 상위 18개 은행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날 13개 은행의 주가가 하락했고 그중 9개 은행의 주식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느낀 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 대장성장관과 마쓰시타 야스오(송하강웅) 니혼은행총재는 이날 급히 『예금 등을 전액 보호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담화를 발표하며 국민들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소가 경영이 불투명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일본 금융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 아울러 사태 수습을 위해 10일간 자기자본 4조4,890억엔에 육박하는 3조6,000억엔의 자금을 쏟아부은 니혼은행의 재무악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 막대한 불량채권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의 은행들이 대출을 제한, 기업들이 자금을 얻어쓰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도 일본경제에 커다란 악재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특히 한국과 유사한 상황이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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