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여신·빚독촉 ‘거품형’도산서 불황따른 매출부진 ‘실물형’으로 전환기업부도의 원인이 「거품형 부도」에서 「실물형 부도」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2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몰락하는 기업의 패턴이 과도한 제2금융권 여신과 그에 따른 상환압력으로 쓰러지는 「거품형」에서 경기불황에 따른 매출부진으로 쓰러지는 「실물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11월 중순까지 연쇄적으로 쓰러진 상장업체는 해태계열의 해태전자와 해태제과, 태일정밀 계열의 태일정밀과 뉴맥스, 중원 등으로 모두가 종금사 빚에 의존해 무리한 사업확장에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그러나 11월하순 이후 쓰러진 금경 부흥 현대금속 등은 제2금융권 여신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고 고유업종인 의류와 금속업종의 한우물만을 파오다 경기악화에 따른 매출감소로 쓰러졌다.
27일 최종부도 처리된 고급의류전문업체인 부흥의 경우 총 817억원의 금융권부채중 제2금융권인 종금·리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136억원에 불과한 상태.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재고누적에 따른 할인판매에도 불구, 매출이 급격한 감소를 보여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역시 25일 부도처리된 금경도 1,055억원에 달하는 금융권여신중 제2금융권은 127억원에 불과하지만 경기불황에 따른 의류판매 감소로 위기에 몰리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공황이 「금리상승」을 매개로 실물부문의 공황으로 전이되고 있으며 이같은 상태가 계속될 경우 금융·실물부문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한국판 복합불황」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IMF시대에는 금융기관들이 여신운용을 보수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별한 대책이 없는한 기업들의 비축자금이 고갈되는 내년 2월께는 대대적인 부도사태가 촉발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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