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행들이 이제 국내은행이 발행한 신용장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긴축, 초긴축을 해 1달러라도 국내로 송금해야 한다』 『옛날하고 틀리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애국심을 보이자』26일 하오 주중한국대사관 4층 회의실에 모인 70여명의 중국진출 한국 기업체 대표들의 표정에는 한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긴장감이 팽배했다. 이들은 국내 금융위기 해소대책을 나름대로 제시하며 2시간 30분을 눈깜박할 사이에 보냈다.
대사관측에서는 최근의 우리나라 금융·외환시장 현황을 설명했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한중 경제무역현황을 브리핑했다. 참석자들은 우선 소비를 줄이고 한국계 은행계좌를 이용하며 외국 거류민으로서 상징적으로라도 국내 송금을 늘리자는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은행관계자들은 외환계좌 개설방법을 알려주고 한시적으로라도 송금 수수료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은 또 사무실 규모줄이기, 연말 송년행사 취소, 연하장 안받고 안보내기, 한국식당 이용, 봉급 일부의 국내저축, 전화 간단히 하기 등을 소개하며 뼈를 깎는 긴축캠페인에 동참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현재 베이징(북경)은 한국유학생 7,000여명이 머무르고 있으며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등 생산보다는 소비가 주로 이뤄지는 곳이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에서 베이징으로 송금되는 금액만 봐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난 7월 이후 최근까지 외환은행 베이징 지점을 통해 중국에 들어온 송금액을 보면 월평균 784건에 194만7,000달러에 달한다. 반면 베이징에서 서울로 보낸 돈은 월평균 7만4,000달러에 불과하다.
모임이 끝나고 자리를 뜨는 수출역군들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결연함이 엿보였다. D그룹대표는 『월급에서 모아놓았던 1만달러가량을 오늘 아침 외환은행을 통해 국내로 송금했다』고 말하고 『이번이 한국경제가 건실해 질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베이징>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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