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유통업체 부동산매입·사업확대 등 몸불리기 나서달러고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업체들은 부동산 매입과 임대빌딩 이전 등을 통한 사업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금융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한국내 소매금융사업을 확대하려 하고 있는 홍콩 상하이은행은 내년 10월부터 국내 사업확대를 위해 서울 광화문 일대의 한 빌딩을 통째로 매입키로 하고 현재 물밑 흥정을 벌이고 있다. 광화문 교보빌딩에 본점을 두고 있는 이 은행은 시티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최근 국내 일반 소매금융사업권을 허가받은 것을 계기로 연말까지 강북에 빌딩을 한 채 확보하고 내년에는 강남지역에도 2개의 지점을 개설할 계획으로 임대빌딩 조사에 착수했다.
또 현재 종로 이마빌딩에 사무실을 둔 독일계은행인 드레즈드너 클라인워스 벤스은행은 최근 신축한 한미빌딩으로 이전, 사무실 규모를 기존의 2배이상 늘렸다. 미국계 코어 스테이츠 은행 서울지점 역시 종로구 삼환빌딩내 100여평의 사무실을 임대해오다 내년 금융시장 개방에 맞춰 최근 사무실을 150평으로 확장, 신축된 소공동 삼하빌딩으로 이전하는 등 발빠른 대응전략을 준비중이다. 또 미국계 프릿은행도 최근 환율급등을 호재로 삼아 사무실 임대규모를 늘릴 계획으로 다국적 부동산체인을 통해 이를 물색중에 있다.
다국적 유통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 유통업체인 까르푸는 내년 2월 인천 계산점을 시작으로 경기 안양, 분당, 대구, 울산, 광주 등 6개점을 잇달아 개설할 계획이며 서울진입을 위한 부지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최근 두산음료를 인수한 한국 코카콜라는 국내사업 확장을 위해 인원증원과 함께 서울역 앞에 위치한 연세 세브란스빌딩의 2개층 1,200여평 규모의 대형 사무실을 임대, 최근 이전했다. 또 다단계 업체인 암웨이코리아 역시 지난달말 강남구 삼성동의 동성빌딩에서 이미지 제고와 사업 확대계획에 맞춰 삼성동 무역센터앞 섬유센터 빌딩으로 이전, 8∼10층 3개층을 일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제조업분야에서는 모토롤라 코리아가 지난달 1차로 2,000억원을 투자, 경기 파주로 반도체공장과 사무실을 이전한데 이어 후속 조치를 마련중이다. 쌍용제지를 인수한 P&G사도 쌍용제지의 오산 조치원 진위공장 등에 대한 효율적 생산관리를 위해 과감한 통합, 이전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잇따른 부도사태로 국내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돼 있는 사이 외국기업들이 달러고로 인해 상대적으로 풍부해진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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