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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금리 ‘도미노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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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금리 ‘도미노 인상’

입력
1997.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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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사 이탈 큰손 유치위해 최고 15% ‘금리흥정’ 성행/대출금리도 2%P까지 연쇄인상… 가계대출은 중단시장금리의 폭등과 종금사 예금인출사태가 은행 창구금리의 도미노적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금사에서 빠져나온 「큰손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들은 「금리네고(흥정)」로 예금금리를 변칙인상하고 있으며 이는 연쇄적으로 대출금리인상 및 가계대출중단을 부추기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제2금융권을 이탈한 억원단위의 거액고객에 고시금리보다 1%포인트이상 높은 최고 연 15%대의 「네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큰손들과의 금리흥정은 주로 금리조정의 탄력성이 높은 후발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리네고가 가장 많은 상품은 은행권 최고수익상품인 환매채(RP). A은행의 경우 3개월이상 예치시 고시금리는 연 13.5%선이나 1억원이상 고객은 연 14.5%, 예치금액이 더 많으면 연 15%까지 네고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 은행관계자는 『최근들어 수억원대 여유자금이 있는데 금리를 얼마나 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다』며 『고시금리로는 결코 자금유치를 할 수 없어 약 1% 포인트 범위내에서 지점장에게 금리재량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현재 은행권 RP총액은 15조4,400억원으로 지난달이후 4조2,2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일부은행은 한도가 소진된 상태다. 은행들은 RP외에도 정기예금 및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에도 금리네고를 시행, 큰손고객에는 연 14%이상의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거액자금은 대부분 종금사를 이탈한 뭉칫돈들이다. 종금사 수신은 지난달 1조6,000억원에 이어 이달에도 7,90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특히 정부가 무보증 기업어음(CP)을 당초 원리금보장대상에서 제외시킨데다 부실종금사에 대해서는 외환업무 정지조치를 내리면서 종금사의 예금인출이 한층 눈에 띄게 늘고있다. B은행 관계자는 『종전만해도 예금증가규모가 하루 150억원정도였으나 요즘은 350억원이나 된다』며 『종금사와 인접한 지방점포의 예금증가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같은 예금금리인상은 은행조달비용 상승을 초래, 결국 대출금리인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하나 보람은행은 대출기준금리를 최근 0.2%포인트씩 올렸고 선발은행들도 가산금리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최고 2%포인트까지 인상했다. 모후발은행의 경우 이날 기준금리를 무려 2.8%포인트나 인상하려다 내부결제과정에서 유보되기도 했다.

현재 은행창구에선 가계대출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특히 후발은행들은 얼마전만해도 「대출캠페인」까지 벌였던 소액 「카드론」마저 끊었다. C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연 20%에 달하는 상황에서 역마진을 감수하며 13∼14%짜리 가계대출을 하기란 곤란하다』며 『대출금리를 더 올리거나 아니면 대출을 당분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금리의 이상급등과 거액자금의 대이동은 은행금리의 경쟁적 인상속에 서민가계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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