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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린이와 영어학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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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린이와 영어학습여행

입력
1997.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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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외국친구 사귀고 신나게 영어도 익히고『가위바위보』 『Scissors Paper Rock』

『내가 이겼다. 이제 청룡열차타러 가자』 『what?』

『Over there』(손으로 건너편을 가리킨다) 『I see. Rollercoaster!』

지난 16일 하오 용인 에버랜드에서 한국어린이와 미국어린이가 영어와 한국어,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김용은(초등 3년)양이나 박인영(초등 5년)양은 수업시간이나 학습지로 익힌 간단한 영어가 때로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할수 없어 답답할때도 많지만 이날 처음 만난 베츠 막슬리(초등 6년)가 용케 알아 듣는 눈치라 여간 신나는게 아니다. 지난 달에 한국에 온 베츠는 한국친구들에게 영어를 일러주는 한편 한국말 배우는 데도 열심이다. 한국어린이가 머리를 가리키며 『What’s this』라고 물어보면 베츠가 『머리』라고 대답하는 식의 단어게임도 재미있다.

이들이 만나게 된 것은 민간외교클럽의 「외국어린이와 영어학습여행」프로그램에 참석하면서이다. 미국인과 함께 고궁 유적지방문이나 등산 등의 활동을 하면서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우의를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80년에 만들어진 것이 「민간외교클럽」. 「외국어린이와 영어학습여행」은 영어를 처음 배우는 어린이들이 또래 미국인과 어울리면서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영어공부의 동기를 얻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민간외교클럽 대표 최용호(영어강사·64)씨는 『처음에는 어색하고 긴장돼 인사말도 제대로 못하던 어린이가 서너번 참석하면서 여러가지 표현법을 미리 익혀오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어린이들이 영어가 학교에서 억지로 시키는 지겨운 과목이 아니라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수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영어짝사랑만 키우는게 아니라 모국어에 대한 긍지를 일깨우는데도 목적을 두고 있다.

영자지의 광고를 보고 참석한 미국어린이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면서 어린이들은 「우정은 평등한 관계에서 싹튼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한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석한 어린이는 우리나라 초등학생 30명과 외국 어린이 16명.

에버랜드까지 가는 버스안에서 서로 짝을 지어 자기소개를 할때만 해도 어색하고 주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How old are you』 등 간단한 회화도 쉽지 않다. 그러나 어린이끼리 통하는 친근감과 호기심은 누르기 어렵다. 영어동요배우기, 단어게임 등을 하면서 파트너끼리 눈을 맞추고 상대방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한국인교사에게 『「네 눈이 예쁘다」는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하냐』고 살짝 물어보기도 한다. 에버랜드에서 하루종일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손잡고 뛰어다니다 보면 이들은 영어를 오래 배운 어른들보다 더 쉽게 마음을 주고 받는다. 하루만에 얼마나 영어가 늘었을까 싶지만 돌아오는 버스안은 꽤 시끄럽다.

「외국어린이와 영어학습여행」은 민간외교클럽에 가입한 회원끼리 주말마다 떠난다. 입회비는 2년에 17만원이며 매 프로그램마다 참가비를 따로 받는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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