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환시 엔 투매현상한국까지 북상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과연 일본열도로까지 번질 것인가에 대해 당사자인 일본은 물론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이 바짝 긴장한 채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에서 업계 7위였던 산요(삼양)증권과 거대은행 홋카이도 다쿠쇼쿠(북해도척식)은행이 쓰러졌을 때만해도 일본 안팎에서 『일본은 이미 위기에 휩싸인 아시아 각국과 다르다』라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4대 증권사인 야마이치(산일)증권이 파산하자 심각한 위기감이 팽배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장성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강력한 금융안정화 대책을 발표,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
그러나 일본 금융기관의 파산 도미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은행이 25일 6,000억엔을 넘는 대규모 자금을 긴급방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만인 26일 지방은행인 도쿠요(덕양)시티은행이 파산했다. 도쿠요은행은 금융기관의 도산이 이어지면서 단기금융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 경영재건을 포기했다. 아울러 일본의 4대 신탁은행인 야스다(안전)신탁은행의 신용등급이 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정크본드(부실증권)」로 분류돼 도산위기에 처하는 등 잠재적인 「파산 예비군」도 즐비한 상황이다.
이같은 금융시스템의 불안은 일본의 대외 신용도의 급격한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25일 유럽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금융기관에 대한 적용금리인 「일본 프리미엄」이 전날보다 0.2% 상승했고 엔 투매현상이 나타났다. 일본정부는 일본 금융계가 외환부족 위기에 직면할 경우 보유중인 미 재무부 채권을 담보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를 즉각지원하는 「미일간 경제 핫라인」을 마련하는 등 자금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태는 유동적이다.
현재로서는 대부분 「일본 주식회사」의 「도산」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해 일본마저 무너진다면 아시아의 먹구름이 세계의 먹구름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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