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김정치”“장기집권”“구세력 탓” 책임공방도지금 나라의 화제는 경제다. 정치권에서도 경제를 빼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대선후보들의 연설이나 인터뷰에서도 화두는 경제다. 대선후보들이 26일 후보등록후 던진 출사표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은 모든 주제에 우선했다.
한국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처참해진 지금, 대선 이슈가 경제로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국가위상의 추락이라는 추상적 위기감에다 대량실업, 집단감원이 이루어지는 현실적 공포가 겹치면서 경제재건을 이뤄낼 수 있는 「메시아」를 기대하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각 후보들은 국민의 절박한 심정, 처절한 기대감에 접근하고 있다. 각 후보들의 출사표도 상대후보의 경제위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자신이 경제난국을 타개할 적임자임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국민적 관심, 대선후보들의 논쟁이 경제로 집중되면서 경제문제는 대선판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논쟁의 두 가지 흐름은 책임론과 대안론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경제난국의 근본적 원인을 3김정치로 몰아가고 있다. 3김정치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붕당정치의 기반 위에 서있어 이를 극복하지 않는 한 경제의 투명성, 경쟁력 확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논리이다.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경제위기의 원인을 50년 장기집권의 독선과 태만, 무능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후보는 『총리와 여당대표, 총재를 지낸 사람이 경제파탄의 책임을 대통령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이회창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한나라당과 국민회의를 경제난국을 초래한 구세력으로 격하하고 있다. 이후보는 새로운 정치세력, 새로운 정치세대만이 국민신뢰를 바탕으로 경제재건을 이룰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후보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관건은 어떤 논리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느냐이다. 또한 어느 후보의 대안제시가 국민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킬지도 포인트중 하나다. 특히 경제위기가 국민의 안정심리를 자극할지, 아니면 변화욕구를 촉발시킬지도 대선 판도의 주요 변수이다. 때문에 후보들은 TV토론에서 경제문제를 놓고 불꽃튀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소 성급한 얘기이기는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경제논쟁의 승자가 대권을 잡는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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