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62원 내고 순익 고작 14원국내 제조업체들은 올 상반기중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고작 14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4배가 넘는 62원을 금융기관 차입금이자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불안으로 환차손도 6원이나 냈다.
금융위기와 대기업 연쇄도산속에 기업들은 외형성장이나 수익성 재무구조 등 모든 경영지표에서 90년대들어 최악의 성적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경기불황과 금융시장경색 가운데에서도 제조업체들의 「빚경영」은 더욱 심화, 6월말 현재 총자본중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차입금의존도)이 절반(50.0%)에 달했다. 작년말보다 2.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부채규모 역시 자기자본의 3.34배로 6개월전(3.17배)보다 크게 높아졌고 총자본중 자기자본 비중도 같은 기간중 24%에서 23.1%로 하락하는등 기업재무구조는 반년만에 큰 폭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재무구조악화는 경기부진과 소비침체로 매출증가는 크게 둔화한 반면 수익성은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액증가율은 9.1%로 4년만에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반면 매출액중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전 5.7%에서 6.2%로 높아져 매출액중 순이익비중은 1.4%로 악화했다. 그러나 대규모감원바람과 1인당 인건비증가율이 4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수(8.3%)로 떨어지는 등 급여부담이 적어지면서 매출액중 임금비중은 12.9%에서 12%로 낮아졌다.
결국 제조업체들은 올해 1,000원어치 상품을 팔았을 때 120원을 직원월급으로 주고 62원은 금융기관에 이자로 내면서 14원의 순이익만 챙긴 것이다. 경기활황기였던 95년 상반기엔 순이익이 42원, 작년 상반기에는 18원이었다. 그나마 경공업체들은 1,000원 매출에 오히려 1원의 적자를 내는 헛장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상반기중 환율상승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은 약 1조2,300억원의 환차손을 입었다. 이는 매출액의 0.6%(1,000원 매출시 6원)에 달하는 것으로 특히 대기업(0.8%)의 환차손이 컸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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