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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아웃사이더 팀 버튼(시네마 뉴웨이브: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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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아웃사이더 팀 버튼(시네마 뉴웨이브:9)

입력
1997.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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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성과 예술성의 융합 포스트모던의 신세계 창조/‘화성침공’ 흥행실패에 콧방귀/‘슈퍼맨은 살아있다’로 재도전할리우드 블록버스터(흥행위주의 대작영화)와 작가주의. 도저히 융합될 수 없는 두 단어가 팀 버튼(38)에게로 오면 하나로 녹아든다. 그런 의미에서 팀 버튼은 90년대 할리우드에서 가장 희귀하고 탁월하며 행복한 감독이다.

89년 「배트맨」의 성공으로(당시 영화사상 흥행 10위) 그는 할리우드를 상징하는 상업영화감독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으로 아웃사이더이고 싶어하는 그를 불편하게 했다. 팀 버튼의 90년대의 행로는 아이러니칼하게도 지나친 성공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된다.

「가위손」과 「배트맨2」에서 자신만의 「퍼펙트 월드」를 만들고 싶어하는 팀버튼의 고집은 더욱 강해진다. 어디엔가 있을 듯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곳.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와 고딕양식과 공포영화의 분위기가 한데 어우러진 곳. 그곳에 등장한 기괴한 아웃사이더. 손에 가위가 달린, 혹은 펭귄과 고양이의 모습을 한 이방인들은 분열된 자아를 지니고 「정상적인」사회에 적응하려 하지만 모두 실패한다.

팀 버튼은 자신의 영화에서 새로운 지구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들어냈다. 스크린에서 위대한 창조자가 된 것이다. 리얼리티의 개념과, 현실과 상상, 미래와 현재, 아름답고 추한 것 등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그는 가장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사유를 보여줬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영화에 대한 기억의 시초를 찾아 나섰다. 수공업적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어 50년대 공포영화를 찍었던 사상 최악의 감독 「에드우드」로. 감독 스스로의 자화상을 탐구하는 듯한 「에드우드」에서 그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 묻는다. 이렇게 비참하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다시 영화속에서 위대한 감독 오손 웰스는 말한다. 『이상이란 그것을 위해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이라네. 남의 꿈을 위해서 왜 인생을 낭비하는가?』

팀 버튼은 그래서 다음작품에선 자신의 꿈을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블록버스터로 돌아온 「화성침공」에서 그 야망은 엄청난 실패로 보상받는다. 「인디펜던스 데이」와 흥행경쟁을 벌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영화. 그러나 제작비(7,000만달러)의 절반도 못미치는 흥행에 처음으로 쏟아지는 혹평. 「화성 침공」은 90년대 탄탄대로를 걸어오던 팀 버튼에게는 최악의 악몽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그는 여느때처럼 낄낄거리며 이렇게 말했을 듯하다. 『흠, 조금 과격하게 바꿨을 뿐인데, 그걸 못받아들이는구만. 그렇다면. 비슷한 것 하나 만들어주지. 「캣 우먼」이 어떨까. 아니면 「비틀주스 하와이로 가다」?, 아니 아니 「배트맨」을 좋아했으니까 이번엔 「슈퍼맨」으로 하는게 좋겠군』하면서. 그는 실제로 워너브러더스와 99년 「슈퍼맨 살아 있다」를 찍을 예정이다. 그는 할리우드의 중심에서 항상 비켜서려 하지만, 결코 그곳을 떠날 수는 없을 듯하다.<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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