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분야 초일류 꿈꾼다/실용음악과·방송연예과 신설/미술학부 큐레이터 전공 개설도/이론·실제 접목 현장교육 중시「21세기 한국 공연예술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대학」 개교 반세기의 동덕여대가 또 다른 반세기를 맞기위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동덕여대는 국내 공연예술분야가 급성장하고 있으나 전문가 양성기관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최근 4년제 대학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공연예술대학」을 설립했다.
대학측은 또 기존 예술대학의 생활미술과에 「큐레이터」전공을 신설하는가 하면 서울 청담동에 디자인대학, 인사동에 동덕아트갤러리를 세우는 등 현실과 접목된 특성화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실과 담을 쌓은 상아탑」이 아니라 「현장 속에 뛰어들어 이론과 실제를 접목하는 대학」으로 탈바꿈해 나간다는게 동덕여대의 21세기 대학운영 전략이다.
동덕여대가 신설한 공연예술대학은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무용과 등 3개과로 구성돼있다.
음악 무용 연극 등 무대를 중심으로 하는 공연예술은 크게 전통적·고전적 공연예술과 대중적 공연예술로 나눠진다. 지금까지 국내 대학에서는 공연예술과 관련, 대부분 전통적으로 고전적 공연예술만을 교육해 온 반면 대중적(실용적) 공연예술은 터부시돼 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다매체시대에 대중적 공연예술이 국민 문화의 수준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전통적·고전적 공연예술을 능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용적 공연예술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이제 대학도 「대중적 호소력을 지니면서도 예술성을 잃지 않는 새로운 장르의 공연형식」을 개발해 사회에 보급할 필요성이 있다는게 동덕여대의 판단이다.
학교측은 공연예술대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능력있는 전문가를 학장으로 위촉하는 한편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거 초빙해 교수로 위촉할 계획이다. 방송연예과의 경우 연기 연출 이론 실무 및 비평분야, 실용음악과는 작곡 실기 이론 등 분야에 명성있는 교수를 선발하고 있다. 이 학교가 최근 두 학과에 대해 교수초빙공고를 내자 1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예술대학은 서울 월곡동의 현재 캠퍼스가 아니라 「공연예술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동숭동 대학로에 짓고 있는 공연예술센터에 들어서게 된다.
대지 320평에 건평 1,600평 규모(8층)로 99년 2월 완공될 공연예술센터는 무용실 음악실 TV촬영실 소형공연실습장 강의실 연구실 등 시설을 갖추게 된다.
학교측은 특히 방송연예과를 연기자 앵커 아나운서 리포터 등을 배출하는 학과로 육성할 방침이며 정원의 10%범위 내에서 영어특기자를 선발, 국제적 감각을 갖춘 방송인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공연예술대학 설립준비위원회 김미예(영문학과 교수) 위원은 『98학년도 신입생들의 경우 현 캠퍼스에서 교양과목과 전공기초과목을 강의받다가 동숭동 캠퍼스가 완공되면 그곳에서 이론과 실기를 공부하게 된다』며 『동숭동 캠퍼스에서는 공연예술의 특성상 이론보다 실기 중심으로 배울 수 있도록 충분한 시설을 갖춘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는 98학년도부터 예술대학의 미술학부에 「큐레이터 전공」을 신설한다.
고전적 실용적 미술분야에 대한 과목은 각 대학이 개설해놓고 있으나 국민들의 예술수준 향상에 따라 잦아지는 각종 전시회를 더욱 효율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큐레이터 양성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게 학교측의 판단이다.
국내 대학들은 대부분 순수 미술을 전공하는 미술과를 두고 있으나 훌륭한 작품을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유통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없는 실정. 이른바 「미술경영」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동덕여대는 큐레이터전공분야를 신설해 동서양 미술역사를 꿰뚫는 안목을 갖추고 우리나라 미술의 가치척도를 유지해나갈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동덕여대는 이미 한국의 대표적인 화랑가인 인사동에 동덕아트갤러리를 세워 미술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인사동은 우리나라의 풍물거리로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을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미술문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화랑들이 밀집해 있는 곳.
총 200평규모의 전시실을 갖춘 동덕아트갤러리는 일반상업화랑과 마찬가지로 작품의 전시기능이 주임무지만, 대학측은 산학협동의 정책에 따라 미술학부의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동덕여대 김상기 기획처장은 『대학도 이제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이미 동덕여대가 특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산정보과학대학·디자인대학 등과 함께 공연예술·미술경영 분야를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세워 실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멀티미디어 어학센터/“영어로 수업 실용외국어 익혀요”
동덕여대가 가장 자랑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외국어교육」이다.
이 대학은 교양영어시간에 독해 위주로 교육하는 대부분 대학들과 달리 영어연극, 토론, 역할극(Role play) 등 실용영어를 집중 교육하고 있다.
이 학교는 수업시간에 「앉아서 듣는」방식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배우는」 두잉 잉글리쉬(Doing English)라는 독특한 외국어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멀티미디어 어학센터」는 이같은 학교의 외국어교육 목표가 실현되는 장이다. 이 센터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모두 영어로 이뤄진다. 교육내용도 철저하게 멀티미디어시스템으로 진행된다.
학교측은 인문관에 100평규모로 운영하는 어학센터를 내년 2월 개관 목표로 건설중인 숭인관 6∼7층 300평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새 어학센터에는 오디오 비디오 인터넷 E메일 위성방송 등 모든 멀티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120석의 개인룸을 비롯, 300명이 동시에 볼 수 있는 영상실, 어학자료실, 음향도서실, 자료개발실, 회화전용 강의실 등 최첨단 기자재들이 도입될 예정이다.
동덕여대는 어학센터에 「교재제작부」를 두고 교수와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최윤필 기자>최윤필>
◎동덕교육방송국/첨단설비 도입… 관련학과 실습도
『앞으로 더욱 산뜻한 시설과 양질의 장비로 방송을 진행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부풀어요.』
동덕여대 학생회관 1층에 자리잡은 「동덕교육방송국」(DEBS)에서 분주히 뉴스편집작업을 하던 학생들은 『내년 2월 숭인관으로 이전하게 되면 여느 공중파방송 못지 않은 수준의 방송을 내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숭인관 7층에 마련될 새 방송국 시설은 80평규모 면적에 첨단 방송설비는 물론 오디오-비디오 도서관과 산뜻한 스튜디오까지 설치된다.
방송국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특히 매년 벌이고 있는 「뫼비우스의 성」행사를 내년에는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해 대학 방송국 사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뫼비우스의 성」은 전국의 고교생·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뮤직비디오, 비디오저널 등 오디오·비디오 작품을 공모해 시상하는 행사다.
방송국의 권경미(25) 조교는 『학교측은 특히 그동안 방송국이 학생들의 동아리적인 성격으로 운영됐으나 앞으로 공연예술대학의 학생들이 실무경험을 익히는 곳으로도 활용하는 등 대학측과 학생들의 공동운영기관으로 격상시킬 방침』이라며 『방송국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모두 이같은 취지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인터뷰/조원영 동덕여대총장/“특성화대 육성 제2도약 시동”
동덕여대 조원영(48) 총장은 「신세대 총장」으로 통한다. 96년 취임한 뒤 길지 않은 기간동안 조총장은 각 분야의 현장에 대학을 세우는 등 상식을 뛰어넘는 참신한 교육개혁을 단행,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왔다. 조총장은 그러나 『특성화대학 육성은 동덕여대 제2의 도약의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변혁들이 준비돼 있음을 시사했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조총장은 80년 동덕여대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기획실장, 부총장 등을 거쳐 96년 3대총장에 취임했다. 동덕여대 캠퍼스 본관 2층에 자리한 총장집무실에서 조총장을 만나보았다.
-경쟁시대를 맞아 중점을 두고 계신 교육철학은 무엇입니까.
『87년의 뿌리를 지닌 동덕여대는 순수민간자본으로 설립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여자대학으로서 많은 장점을 지닌 학교입니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과거의 전통이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잘못된 인습을 과감히 버리고 사회와 국가가 필요로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바꾸고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는 게 학교운영 철학입니다』
-동덕여대 특성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21세기는 여성의 역할이 엄청나게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대학으로서는 급선무입니다. 디자인대학이나 정보대학, 공연예술대학 등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98학년도에는 전국대학 중 최초로 학부에 여성학과를 개설합니다. 여성학전문도서관과 박물관 건립도 추진중입니다』
-교육개방을 앞두고 마련하고 계신 국제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은 어떤 것입니까.
『예술분야를 예로 들면 세계적인 대학인 러시아의 페테르스부르크문화대학과 학술교류를 맺어 발레등 전공별 우수 교수를 초빙해 교환교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98학년도부터는 학생교류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미국 샌디에이고대학 등 선진 대학들과의 학술·학점교류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인 대학발전구상을 밝혀주십시오.
『우리 대학들도 다른 대학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발전전략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곧 특성화대학 육성과 맥이 닿습니다. 전공에 따른 편향적 지원·투자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학내외의 긴장관계도 있을 수 있지만 대학 구성원간 합의를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으며 대학전체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확신합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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