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품이 판치는 세상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물품에서부터 우리가 먹는 식품에까지 불량품 투성이다. 심지어 농약콩나물이 아직 시중에 판매되는가 하면 건강식품인 두부에 포르말린을 뿌려 판매하는 파렴치한 업자도 있다. 최근에는 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O-157균이 검출되는 등 수입품도 「불량품 세상」에 한 몫을 거들고 있다. 안심하고 먹고 사용할게 없는 판국이다.우리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을 「선량」이라고 부른다. 민의를 대변하고 주민들의 아픈 곳을 긁어주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게 이들의 책무이다. 그러나 요즘 제대로 된 「선량」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주민 숙원사업과 민원이 전국 도처에 널려있다. 재벌기업의 잇단 부도에다 외화부족 등에 따른 금융대란,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으로 인한 실업문제 등 위기의 경제상황은 이제 국가부도사태까지 맞기에 이르렀다. 10대 청소년들의 탈선, 사치성 과소비풍조 등 사회 전반의 병리현상은 또 어떠한가. 한마디로 나라 전체가 불량투성이다.
그런데도 우리네 「선량」들은 이같은 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들의 관심은 오로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기 정권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해 유력한 대선후보 진영에 줄을 서는데 급급하고 있다.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기에 유리한 후보를 찾아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눈치보기로 일관하는 선량들도 적지 않다.
선거때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의사를 가장 잘 대변해줄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선택했지 개인의 영달을 누리라고 뽑아준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불량한 선량」이 많아 민의는 쓰레기통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 선거때 유권자들에게 어떤 업적을 내세우고 또 지지를 얻기 위해 어떤 새로운 공약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이제는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통해 「선량」들을 길들여야 한다. 『투표를 잘못해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고 한탄해 본들 이미 때는 늦다.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거나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선량들을 평소 잘 봐두었다가 후회없는 옳은 판단을 해야 한다. 물론 이번 대선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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