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세균무기 개발 주역은 놀랍게도 어린 딸을 둔 가냘픈 체구의 여성으로 밝혀졌다. 유엔 사찰단은 최근 보고서에서 리하브 라시다 타하(42)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세균무기에 관해 제안하고 무기 생산을 주도해온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사찰단에 의해 「닥터 세균」으로 불리는 그는 후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제3세계 생물학무기 계획의 어머니」. 그에 대한 후세인의 총애는 올 1월 과학의 날에 대통령 특별상을 수상한 데서 잘 드러난다. 남편 아메르 라시드 알우바이디 육군대장은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사찰단과의 협상을 담당하고 있다.타하는 이라크에서 대학을 마친 뒤 국비유학생으로 79∼84년 영국 노위치 이스트 앙글리아대학에서 식물병리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땄다. 교수나 동료들은 그가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기억한다. 귀국후 한 화학공장에 일자리를 얻은 그는 이미 출판된 자료들을 짜깁기해 생물학무기에 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가 일약 무기개발 책임자로 수직상승했다. 지난 12년간 수백명의 과학자들을 거느리며 100억명을 살상할 수 있는 분량의 갖가지 세균무기를 만들어냈다. 올초까지도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있던 그는 이란인 전쟁포로를 대상으로 인체실험까지 강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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