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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공황」 극복하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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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공황」 극복하자(사설)

입력
1997.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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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위기상황이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침착한 대응이 중요하다. 부화뇌동이나 우왕좌왕은 위기해소의 걸림돌이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히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과 냉정한 상황판단이 중요하다.최근 자금시장과 증시, 그리고 외환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래마비사태는 시장참여자들의 사실에 대한 오해와 과장, 그리고 지나친 자괴에서 비롯된 감도 적지 않다. 막연한 불안과 불신에서 싹튼 심리적 공황이 전염병처럼 번지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먼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이에 따른 IMF의 정책지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구제금융은 비록 국가위신과 민족적 자긍심을 훼손하는 일이지만 우리 금융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경제적 선택이다. 구제금융에 따른 IMF의 정책간섭도 우리 경제정책의 기본틀을 크게 벗어 날 수는 없다. 방향 역시 우리가 이미 취하고자 하는 정책기조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구제금융과 정책간섭의 의미를 실제이상으로 부풀려 우리나라가 마치 경제파국상황에 들어선 양 오도해선 안된다. 이번 구제금융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의 전기로 삼는다는 발전적 자세가 요구된다. 경제 오피니언 그룹이 선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우리 경제실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된다. 우리 경제는 외형상 세계 10위권의 국가다. 금융위기로 고통을 겪고 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과는 경제의 내용과 질이 다르다. 그들은 무역수지 등 경상적자가 확대일로에 있는 과정에서 산업생산마저 뒷걸음질치자 외국자본이 철수해 위기로 들어섰다. 우리는 경상적자가 줄어드는 추세에 실물경제는 6%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는 단지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의 실기로 외환의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와 우리는 위기과정이 분명히 다르다. 최근 증시에서 국내투자자들이 주식의 투매에 나선 반면 한때 빠져나가던 외국인들이 IMF구제금융결정 이후 주식매수에 나선 사실을 우리는 유념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장래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는 IMF의 구제자금이 수혈되는 앞으로 2, 3주가 중요한 고비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과정을 얼마나 슬기롭게 이겨내느냐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따라 IMF의 구제금융규모나 정책간섭의 강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 경제는 두 차례의 오일 쇼크와 정치적 대격변 등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역경을 거치면서도 여기까지 왔다. 비록 당장은 비관스럽지만 절망을 할 정도는 아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게 된 오늘의 어려움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시장참여자들의 일치된 협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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