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쿠찬(56)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23일 대선에서 60%에 이르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 초대에 이어 두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됐다.그의 압승은 무엇보다 그의 친서방 노선에 대한 국민적 지지로 해석된다. 슬로베니아를 서유럽권에 편입함으로써 독립국 지위와 민주정치·시장경제 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그의 노력이 신임을 획득한 것이다. 따라서 그가 추진해 온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정책도 가속력을 얻게 됐다.
그는 공산주의자에서 자유민주주의자로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국민에게는 독립영웅이자 국부로 각인돼 있다. 그는 구유고 연방시절 슬로베니아 공산당 서기장을 지낸 경력에도 불구, 90년 대통령에 선출되면서 서구식 정치·경제체제 도입에 나섰다. 이때문에 인구 200만명의 소국 슬로베니아는 현재 「발칸반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등 경제적으로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91년 구유고 연방국 중 최초로 분리독립을 선언하는 용기를 보이기도 했다. 92년 슬로베니아의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이 당시 용기와 지도력을 국민이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슬로베니아는 과거 구유고 연방국 중 유일하게 보스니아주둔평화유지군(SFOR)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첫 임무로 키프로스에 파병했다. 그가 이번 대선에 내건 슬로건은 「존경받고 친절한 슬로베니아를 위하여」 였다.
과연 그가 앞으로 임기 5년동안 이같은 슬로건에 걸맞은 국가를 건설할 지 주목된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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