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드문 둘째바탕 무대올려/레퍼토리 늘리는 학구적 시도가야금 연주자 이지영(32·용인대 국악과 교수)씨는 젊은 국악인 가운데 실력과 노력에서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연주자가운데 한 사람이다. 정악이나 산조 같은 전통가야금 뿐아니라 현대음악 연주에도 뛰어나 작곡가들이 안심하고 새 작품의 초연을 맡긴다. 무엇이든 그가 연주한다면 일단 믿음직스럽다.
그가 가곡 둘째바탕으로 26일 하오 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국악장르에서 가곡은 가야금 거문고 대금 해금 장구 피리 등의 단잡이(악기마다 하나씩의 편성) 반주에 시조를 얹어 부르는 품격높은 노래다. 곡마다 부르는 시조가 대체로 정해져 있다.
예컨대 「초수대엽」의 노래는 으레 「동창이 밝았느냐…」이다. 이를 첫째바탕이라 하고 「남훈전 달 밝은 밤에…」 등 그밖에 가사로 쓰이는 것들을 뭉뚱그려 둘째바탕이라 한다. 둘째바탕이 대여섯개씩 있는 곡도 있다. 그러나 둘째바탕은 연주자가 거의 없고 악보도 반주 없이 노래 선율만 남아 있다. 이씨는 이번 연주를 위해 반주악보를 새로 만들었다. 가야금의 레퍼토리를 늘리는 학구적인 시도라 하겠다.
이번 연주회는 노래가 없다. 반주만 떼어내 가야금으로 독주하고 노래 선율은 김응서(대금정악 예능보유자)씨가 대금가락으로 연주한다. 여러 악기가 합주하는 가곡반주를 독주곡으로 소화하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이씨는 『가곡 반주에서 가야금은 대박만 딱딱 짚고 잔가락이 없어서 표현에 어려움이 많지만 독주로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소개할 가곡 둘째바탕은 남창 「초수대엽」(남훈전 달 밝은 밤에…), 「언락」(백구는 편편…」), 여창 「평롱」(한 손에 막대를 들고…) 「편수대엽」(모시를 이리저리 삼아…) 등 9곡이다. 장중하고 그윽한 전통가곡의 향기를 느껴볼 드문 무대로 기대된다. 이씨는 국악인으로는 처음으로 연주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연주박사 과정은 이화여대에만 있는데 양악 쪽에서 지난 3월 피아노 전공자 가운데 연주박사 1호가 나왔다. (02)360―2449<오미환 기자>오미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