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구조조정도 과감히 기업관련세금 대폭 감면멕시코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가장 성공적 모델로 평가받는다. 통화(페소화)가치의 대폭락으로 95년초 붕괴위기를 맞았던 멕시코경제는 현재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가고 있다.
멕시코에 대한 국제기구 및 주변국의 지원약정액은 총 516억달러. 그러나 멕시코는 273억달러(IMF 134억·미국 135억·캐나다 4억달러)만으로도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더구나 미국의 빚은 계획보다 3년이나 일찍 갚았고 IMF 구제금융도 금년부터 상환이 시작됐다.
이같은 멕시코의 성공엔 IMF와 미국의 역할이 컸지만 궁극적으론 IMF 지원조건을 토대로 한 강력한 국가적 자구노력이 절대적 힘이었다는게 일반적 평가다. 경상수지적자누적 금융부실 등 위기원인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1년만에 국가적 부도위기에 처한 현실까지 멕시코와 「닮은꼴」인 우리나라로선 그들의 회생모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는 지적이다.
멕시코정부의 경제회생전략의 큰 줄기는 강력한 재정·통화긴축을 통한 물가안정이다. 우선 재정분야에서 정부지출을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가져갈 만큼 「세출은 억제」했고 부가세율과 공공재가격의 대폭 인상을 통해 「세입은 확대」했다.
다만 이같은 긴축재정하에서도 만신창이가 된 금융부문복구(부실채권정리) 예산만은 대폭 늘리고 경제활동촉진을 위해 기업관련세금은 크게 감면한 「탄력적 재정정책」은 매우 눈길을 끈다.
통화정책 역시 민간대출규모를 연간 100억페소이상 넘지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할 만큼 「돈줄」관리를 강화했다.
또 노동계를 설득, 최저임금인상률을 10%로 억제하는 「물가범위내 임금인상」 논리로 펴 물가안정정책을 밀고 나갔다.
두번째 성공요인은 「채찍과 당근」을 병행한 과감한 금융구조조정이다. 「채찍」은 부실채권조기정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부실채권의 60% 또는 운영자산의 4%중 큰 쪽을 선택토록 한 엄격한 감독이었다. 대신 중앙은행과 예금보험기구가 은행 후순위채권을 매입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주고 단기달러자금을 계속 공급함으로써 외채상환부담을 덜어준 것은 「당근」으로 비유된다.
실탄(자금)은 풀고 감시는 강화하는 정책으로 멕시코 금융기관들은 페소화위기 발생 5개월만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입의 길이 열리고 기존부채도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셋째요인은 강력한 산업구조조정이다. 멕시코정부는 경제효율성제고를 위해 95, 96년중 운송 통신 석유화학분야 공기업을 민영화했다. 또 한계기업정리 및 기업대형화 유도를 위해 인수합병(M&A)기업에 대한 소득세를 0%로 만들었다. 이같은 기업구조조정은 수출증대에 결정적 역할을 함으로써 만성적 경상수지적자를 축소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