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없고 ‘죄’만 남을 우려/살인·자식유기 등 극단적 내용 담아「아름다운 죄」는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23일 방영을 시작한 SBS의 새 주말드라마 「아름다운 죄」(서영명 극본·이재순 연출)는 부모의 재결합으로 이복남매 사이가 된 조은숙(영희 역)과 정준호(철수 역)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첫주 방영분에서 드라마는 철수의 아내 엄정화(정화 역)가 두 사람의 사이를 참지 못해 총을 쏘는 비극적 결말로 첫 장면을 열고 두 사람의 첫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고등학생인 철수와 영희는 이웃이 된 날부터 첫눈에 반해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갔다. 각각 혼자사는 부모가 옛 연인 사이로 재혼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는 어줍잖은 방황과 혼돈에 빠진다. 그 뒤 오빠 동생이 된 두 사람이 걷게 될, 단념할 수 없는 벅찬 길이 앞으로 펼쳐질 여정이다.
「평범한 사랑 이야기로는 안된다」는 방송사의 의도만큼은 명확했다. 특히 요즘처럼 SBS의 드라마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을 때에는 보다 강렬한 자극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명성의 작가 김수현의 드라마 「사랑하니까」도 시청률 15∼16%를 기록하며 10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이복남매간의 사랑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아내의 살인, 아들을 버리는 어머니 등 극단적인 가족관계와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흔한 패륜 이야기에 머무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제작진의 원래 의도는 극한 상황에서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름답게 비쳐질 지 여부는 아름다운 영상이나 말재주, 또는 억지스런 사건 전개에 달려 있지 않다. 극한에 처한 인간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보여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름다운 죄」엔 아름다움이 없는 「죄」만 남을지도 모른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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