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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한국경제 걱정/김철훈(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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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한국경제 걱정/김철훈(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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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의 경제위기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금융불안과 동남아시아의 통화위기 등으로 이미 「제 코가 석자」인 일본은 한국경제마저 무너질 경우 자국이 받을 「쇼크」를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한국과 일본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몇몇 분야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라이벌이다. 그러나 양국 경제가 그동안 구축한 상호의존성은 좋든 나쁘든간에 그같은 경쟁관계를 넘어서 상대방의 실패와 위기에 무관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예를 들어 일본에 있어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제조업분야에서는 3번째의 수입시장인 한국의 위기가 일본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실제로 일본은 『한국이 쓰러지면 다음은 일본』이라는 인식 아래에서 현재 한국 경제를 주시하고 있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는 사정이 다르고 실물경제도 그리 나쁘지 않았던 한국이 이처럼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것을 보며 남의 일처럼 여기지 못하게 됐다. 최근 미국이 일본에게 한국의 위기적 상황을 설명하며 일본의 「대비」를 촉구한 것도, 임창렬 신임 부총리가 닛케이(일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도 같은 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임부총리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통화시장이 침체하면 일본시장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논리를 펴며 양국 중앙은행이 협력해 난관을 극복하자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내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해서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 경제를 절망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위기가 부도덕한 재벌과 무능한 정부, 관치 은행이 공동으로 연출한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극복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낙관적인 사람들은 한국이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조치를 성공적으로 취한다면 비교적 단시간내에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전망은 어쨌든 일본이 한배를 탄 것과도 같은 두터운 상호의존적 경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위기극복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매우 궁금하다.<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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