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작가 소송제기스티븐 스필버그가 표절시비에 휘말려 소송을 당했다. 소송의 불씨가 된 작품은 스필버그가 신생 스튜디오 드림웍스를 세운 뒤 자신의 첫감독 영화로 만든 드라마 「아미스타드(Amistad)」.
이 영화는 19세기 선상 노예반란을 일으킨 아프리카 흑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소를 한 사람은 이 역사적 사실을 「사자들의 메아리(Echo Of Lions)」라는 소설로 쓴 여류작가 바브라 체이스-리부. 그는 「아미스타드」가 자신의 글내용을 여러부분에서 표절했다며 지난달 1,000만달러의 손해배상소송을 LA법원에 제기한 것이다. 체이스-리부의 변호사들은 지난 17일에는 12월10일 개봉될 「아미스타드」의 상영을 중지해 달라는 임시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할리우드에서 표절시비 소송이 흔한 것이긴 하지만 이번 소송은 경우가 다르다. 피고소인이 스필버그인데다가 「아미스타드」는 올겨울 시즌에 가장 기대되는 작품의 하나이기 때문. 게다가 이 작품은 「아메리칸 쉰들러 리스트」라 불리며 벌써부터 여러 부문에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리라는 소문까지 나돌아 이번 소송은 미 영화계의 뜨거운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체이스-리부는 88년 자신의 소설 초고를 당시 더블데이출판사에서 일하던 친구 재클린 오나시스에게 보냈고, 재클린은 이 글을 스필버그의 앰블린사에 보냈으나 영화화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소장은 이어 「아미스타드」는 이야기 구성과 흐름 그리고 가공의 인물들과 사건, 이들간의 관계 등 여러부분에서 「사자들의 메아리」와 같다고 주장했다.
스필버그측 주장은 다르다. 「아미스타드」의 제작자인 여배우이자 안무가 데비 앨런은 이 영화가 84년 자기가 판권을 산 역사소설 「검은 반란」을 토대로 했다고 말했다. 앨런은 그 뒤로 10여년간 소설의 영화화를 계획하다 지난해 스필버그의 드림웍스와 영화제작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체이스-리부에 의해 스필버그와 함께 고소당한 것은 더스틴 호프먼의 제작사 펀치프로덕션. 펀치사는 93년 「사자들의 메아리」의 판권을 산 뒤 각색자로 데이비드 프란조니를 선정했었다. 그런데 「아미스타드」의 각본을 쓴 사람이 프란조니여서 체이스-리부는 스필버그와 프란조니가 공동으로 자신의 글을 도둑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미스타드」 상영중지 임시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리는 12월15일에 열린다. 영화계에서는 「아미스타드」송사가 법정으로 가기 전 타협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박흥진 미주본사 칼럼니스트 편집위원>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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