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 도착,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김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에 금융위기 탈출을 위한 총력 외교에 나선다. 이미 밴쿠버는 한국의 금융위기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당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개발과 무역 및 투자 자유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동남아시아 금융·통화 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협력 방안으로 주의제가 수정됐다. 따라서 회의 시작 직전 발표된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요청은 정상회의를 「금융 회의」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정상회의를 통해 금융·통화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대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 수상과의 개별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실질협력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이 IMF의 리더국가인 만큼 정상간의 직접 대화는 지원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국내의 일부 비판을 무릅쓰고 이번 회의에 참석한 것은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신인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반기문 외교안보수석은 『APEC은 경제회생을 위한 국가간 협력을 논의하는 회의체』라며 『현재의 경제난국에서 국제신인도가 가장 중요한 우리로서는 적극적으로 이 회의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장쩌민(강택민) 중국 주석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4자회담 본회담에 앞서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김대통령은 특히 최근 중국―일본, 러시아―일본, 중국―미국의 정상접촉이 연쇄적으로 이뤄진 주변 상황을 감안, 수차례 개별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밴쿠버=손태규 기>밴쿠버=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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