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위구르족의 장수법:2(유라시아 장수촌을 찾아서:12)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위구르족의 장수법:2(유라시아 장수촌을 찾아서:12)

입력
1997.11.24 00:00
0 0

◎젊은이와 똑같이 말타고 일을 한다/100세가 넘어도 가축 돌보고 농사일 예사/매일 좋은 공기 마시며 유산소운동 하는 셈/현대 도시인도 조깅·산책 등 쉬운 운동 바람직티베트족이나 장족, 몽골족, 위구르족이 사는 중앙아시아는 우리의 안목으로 본다면 사람이 살기 어려울 정도로 풍토가 척박하고 기후가 나쁘다. 이들이 흔히 초원이라고 부르는 목초지도 필자의 눈에는 사막으로 비쳐졌다. 풀보다는 먼지와 모래가 더 많은 반 사막지대이다.

▷위구르족은 기마민족◁

그러나 위구르족이 모여사는 시골에는 반 사막지대 뿐아니라 톈산(천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끌어와 과일과 채소를 가꾸는 오아시스도 있다. 오아시스에는 햇빛을 가려주는 나무가 있고 포도 살구 수박 멜론 같은 과일도 풍성하다.

8∼9월에 베이징(북경)거리에서 파는 대부분의 수박은 신장(신강)에서 수확한 것이라고 한다. 다른 과일도 산지를 입증할 수 없지만 상당수가 신장에서 재배한 것이다.

그만큼 여러 종류의 맛있는 과일이 생산된다. 과일을 말려 놓았다가 1년동안 먹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업은 어디까지나 양, 말, 야크를 키우는 목축업이다. 초지를 따라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며 가축을 키우며 살아간다.

이 고장은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심하다. 낮에는 40℃넘게 햇볕이 내려 쪼이지만 밤에는 담요를 덮지않고 잠들지 못할 정도로 춥다. 이같은 기후와 함께 유목민들의 복장은 이 고장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 특이한 인상을 심어준다.

무더위에도 겨울옷을 껴입은 채 눈만 내놓고 얼굴을 천으로 가린다. 맨발로 다녀도 시원치 않을 날씨인데도 가죽장화를 신고 말을 달리기도 한다.

이유를 알아보니 이해가 됐다. 옷을 많이 입어야 체온 이상으로 올라가는 더위는 물론 밤의 추위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생활은 거의 자급자족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말이나 양의 배설물도 중요한 자원이 된다. 배설물을 햇볕으로 말려 놓았다가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고장 사람들의 일은 그렇게 고된 것같지 않았다.

하루종일 김을 매거나 논을 돌보는 심한 육체노동은 하지 않았다. 말을 탄 채 천천히 이동하면서 개와 함께 가축이 풀을 뜯어먹을 수 있도록 감시할 뿐이었다.

4살이면 말타기를 배우기 때문에 승마실력이 뛰어나다. 가축몰이에는 노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긴 채찍을 휘어잡고 천천히 양이나 야크떼를 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수촌 노인과 일◁

2,000여년전에 쓰여진 논어를 보면 「40에 시사하여 70에 치사한다」고 했다. 사물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 불혹의 경지에 이르는 40살쯤 되어야 벼슬길에 나가고 70세쯤 되면 스스로 벼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다.

평균수명이 낮았던 당시에도 70세까지 일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장수촌에 가보면 130세까지 사는 사람이 많다. 위구르족은 110세가 되어도 젊은이들과 똑같이 말을 타고 가축을 돌보며 열심히 일한다.

아침이면 들에 나가 양떼를 몰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과일농사나 채소를 가꾸는 고장에선 노인들이 밭농사일도 한다.

흥미있는 사실은 사회적 지위가 높아져 도회지로 나가 편하게 사는 사람 중 장수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는 점이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육체적인 활동을 곁들여 부지런히 일하는 것이 필수조건인 셈이다. 우리나라 도시인들도 장수하려면 육체노동을 하라고 권장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땀흘려 일할 수 있는 논도 밭도 목장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체적 노동에 버금가는 운동을 해야한다.

최근들어 조깅, 수영, 에어로빅 같은 유산소운동이 권장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장수촌 사람들은 매일 좋은 공기를 마시며 유산소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편해질수록 많이 걷고, 많이 일하고, 운동도 계속 해야한다.

운동생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30대 이후 장년층은 몇가지 기본조건에 따라 유산소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운동의 강도가 너무 높지 말아야한다.

둘째, 필요에 따라 운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 등은 전문의와 상의해서 적당한 운동을 찾되 절대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상대방의 페이스에 맞춰야하는 운동은 가급적 피한다. 다섯째, 특별한 기구나 시설 없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람직하다.

이런 다섯가지 조건에 맞는 운동으로는 산책, 맨손체조, 탁구, 가벼운 등산, 조깅 등이 추천된다. 특히 사회적 지위가 높아져 도회지로 나가 사는 사람 중 장수하는 사람이 없다는 위구르족의 현실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수하려면 열심히 일하고 운동도 계속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현대인의 건강증진법◁

중년이후에는 가슴을 펴고 손을 흔들며 10분후부터 땀이 날 정도로 빨리 걷는 게 좋다. 짐을 지지 않았다면 1분에 90m 속도로 40분 내지 1시간쯤 걸으면 운동량이 충분하다.

중년이후에는 시합이나 경쟁을 목적으로한 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리하게 젊은 사람들의 페이스에 맞추어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하게 된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환자의 경우 특히 위험하다. 또 특별한 복장이나 기구가 필요한 운동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틈만나면 혼자 손쉽게 할 수 있는 산책, 줄넘기, 조깅 등이 좋다.

운동효과를 높이려면 한가지 운동을 계속 하기보다는 2∼3일쯤 줄넘기를 하고나서 등산이나 조깅을 하는 등 여러 종목을 번갈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운동마다 많이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다. 한가지 운동만 반복하면 근육과 근육사이에 불균형이 생기기 쉽다.중년이후 체중관리, 비만증 예방, 체력증진을 위해 운동할 때는 음식조절도 필요하다. 중년이후 식사를 조절하지 않고 운동만 해서는 비만증을 없애지 못한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체중 1㎏을 줄이려면 최소한 50∼60㎞는 걸어야 한다. 따라서 중년이후 체중관리를 위해선 운동도 중요하지만 먹는 음식의 총열량을 줄여야 한다.

이때 조심해야할 사항은 음식을 균형있게 먹되 당질식품의 분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고기를 많이 먹어 살찌는 사람은 없다.

고기뿐아니라 밥이나 국수같은 당질식품을 많이 먹기 때문에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중이 더욱 증가한다.

따라서 중년이후 체중관리를 하려면 고기 채소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당질식품의 분량은 줄여야한다. 술을 마실 때는 그만큼 밥의 양도 줄여야한다.

고기와 함께 섭취하는 지방은 쉽게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체중관리에 도움이 된다. 다시 말하면 삼겹살과 같은 고기, 채소, 과일을 많이 먹되 밥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또 장수촌 사람들과 같은 건강효과를 얻고 신체기능의 노화를 예방하려면 매일 운동하는 것이 최상책이다.<허정 박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