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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낙담속 재도약 기대/IMF구제금융 각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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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낙담속 재도약 기대/IMF구제금융 각계 반응

입력
1997.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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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원­“경제주권 포기” 깊은 자괴감/금융계­구조조정 회오리예고 뒤숭숭/업계­산업위축 우려 정부역할 촉구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기로한데 대해 정부와 금융계, 업계는 『우리가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우물안 개구리」였음이 증명됐으며, 현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IMF 구제금융 요청이 확정되자 막판까지 다른 방안을 모색했던 경제정책의 총본산인 재정경제원은 『역부족이었다』며 비탄에 잠긴 모습. 관계자들은 『IMF 구제금융은 경제주권을 포기하고 IMF의 신탁통치를 받는 「국치」나 다름없다』며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이라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한국은 IMF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한다고 발표한 것은 다른 나라나 국제금융기관에 대해 한국이 구제금융을 요청하지 않는한 돈을 꾸어주지도 말고 이미 빌려준 돈의 만기를 연장해 주지도 말라는 점을 분명히 한 신호인 셈』이라며 『우리 정부가 돈을 꿔달라고 구걸까지 하는데도 오랜 우방인 미국이 이럴 수 있느냐』고 분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창렬 부총리 겸 재경원장관은 『IMF의 자금지원은 회원국에 대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구제금융이라 부르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IMF 구제금융을 일종의 「보험금 수령」으로 규정, 너무 낙담만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IMF와의 구체적인 조건 협상을 위해 전열을 다시 정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

○…당장 부실업체 정리 등 즉각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금융계는 「올 것이 왔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 임원은 『거래 외국 금융기관 사람들은 정부의 금융안정대책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여왔다』며 『결국 IMF 구제금융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안보다 훨씬 강도높은 구조조정 회오리가 금융권에 몰아칠 것』이라며 금융권의 대량감원 및 영업정지사태 등을 우려했다.

모종금사 사장은 『정부가 기아사태에 단호하게 대처했더라면 이같은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정부의 실기를 아쉬워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구제금융신청이 예상보다 빠르게 결정된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외국인들과 일반투자자들의 투자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총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일부기업들은 주가폭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하는 등 종목별 주가등락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

○…주요 경제단체와 업계는 이를 계기로 금융시장이 조속히 안정돼야 한다는 반응. 재계는 구제금융 지원이 본격화하면 경제성장률 하락 등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 기회에 우리 경제의 거품을 걷고 재도약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경련은 『멕시코의 경제위기 극복사례에서 보듯 우리경제도 금융시장이 조속히 안정되고 경제구조도 건실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구제금융이 지원되면 대규모 국책사업 감소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금융권 구조조정은 속도감을 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의는 『금융서비스의 선진화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도록 IMF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IMF의 여러가지 구속들이 국내산업의 자율적 발전을 제약하는 무리한 내용이 되지 않도록 정부의 조정력이 충분히 발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협중앙회를 비롯한 기업들은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안정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김동영·정희경·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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