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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엇갈린 희비”/수리·탐구Ⅰ 등 쉽게 출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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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엇갈린 희비”/수리·탐구Ⅰ 등 쉽게 출제돼

입력
1997.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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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중하위권 큰폭 상승/상위권·특목고 상대적 손해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매우 쉽게 출제됨에 따라 수험생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선학교의 가채점 결과 중·하위권 학생들은 점수가 크게 오른 반면 상위권 학생들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아 평소 석차가 뒤바뀌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수목적고 학생, 서울강남지역 학생, 수리·탐구I에 강한 학생 등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고 수학에 약한 학생, 여학생, 지방의 일반고 학생들은 득을 봤다.

경기고 3학년부장 김상률(59) 교사는 『모의고사에서 3백점을 받고 이번 수능에선 3백30점을 받은 학생과 평소 2백90점이 나오다가 이번 수능에서 3백40점을 받은 학생의 경우처럼 아예 중위권과 상위권의 석차가 엇갈리는 경우들도 많은데다 하위권의 경우 최고 1백20점이 오른 경우도 있어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정신여고 유은희(33·여) 교사도 『가채점 결과 모의고사에선 2백50점을 받던 학생이 이번 수능에선 3백30점이 나왔다』며 『특히 여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통하는 수리·탐구I이 쉽게 출제되면서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의 점수 상승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 학생들은 수능을 통해 일반고 학생들과 점수차를 낼 수 없게 되자 울상인 반면 일반고 학부모들은 안도하는 표정이다. 또 이번 수능에선 서울 강남과 강북의 차이, 도시와 지방의 격차도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쉬운 출제가 오히려 과외를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임성환(하이텔 ID MERAK)씨는 『새벽잠 설쳐가며 열심히 공부한 사람과 적당히 공부한 사람의 점수가 다르지 않다면 그것이 무슨 시험이냐』며 『농락당한 기분』이라고 비난했다.

도현우(하이텔 ID GATES)씨는 『이번 수능은 창의력과 탐구력보다는 암기력에 치중, 변별력이 없었다』며 『열심히 공부하기 보다는 과외만 조금 받으면 높은 성적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한편 국립교육평가원측은 변별력 논란에 대해 『이번 시험은 학교교육 정상화와 대학입시 제도 개선이라는 수능의 근본취지에 입각해서 출제됐다』며 『시험의 변별력은 난이도와는 상관관계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정상분포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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