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와 자본주의이상률 역/사랑과 사치와 자본주의이필우 역/“왕후가 사는 궁정의 사치위해 가공업 발달/인간의 정신적·심리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자본주위가 배태된 곳은 이미 봉건사회 말기에 권력을 휘둘렀던 봉건왕후의 궁정이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여인과 그 아름다움을 외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의상 가구 건축물 등의 사치 등을 위해 보다 질이 뛰어난 물품이 공급돼야 했으며 그 결과 의상 제화 모자 가구 모직 견직 건축 조각 회화 향수 장식품 인테리어 등 각종 가공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공업은 가내공업형태로 궁정에서 가까운 도시에서 발달했다. 도시화는 인구집적을 가속화시켜 소비를 증대시켰다. 도시화와 함께 궁정문화의 전파는 사랑의 세속화를 초래했으며 그 결과는 매춘의 사회적 확대였다. 성적 매력이 강조되면서 유행이 창조됐고 유행은 다시 소비증대를 가져왔다』
독일의 경제·사회학자 베르너 좀바르트(1863∼1941)는 이처럼 산업혁명 이전 초기 자본주의 발달의 배경에는 사치와 사랑이 자리잡고 있다는 명제를 내놓았다. 이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청교도적 노동정신)가 자본주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막스 베버의 이론과 함께 자본주의라는 물질적 관계의 발달에서 인간의 정신적·심리적 요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를 확인시켜준다. 사랑과 사치라는 문화·사회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에 접근한 그의 고전적 저서를 번역한 책 2권이 동시에 나왔다. 전문번역가 이상률씨가 옮긴 「사치와 자본주의」(문예출판사 발행, 9,000원)는 1912년에 나온 초판을, 건국대 경제학과 이필우 교수가 번역한 「사랑과 사치와 자본주의」(까치 발행, 9,000원)는 1922년에 나온 재판을 저본으로 했다.
80년대말까지 우리는 이 대가를 그저 이름만으로 들어야 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연구는 거의 대부분 마르크스와 베버 및 그 후예를 중심으로 한 논의에 치우쳐 있던 시절이었다. 좀바르트는 마르크스에서 출발했지만 베버와 베른슈타인, 딜타이의 방법론까지를 수용해 자본주의 해석에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 대가이다.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제야 비로소 우리 지성계도 마르크스와 베버 주변에 즐비한 대가들에 새삼 관심을 갖기 시작한 모양이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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