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자」고 준비상조치를 선언했다.모하메드 마하티르 총리는 20일 집권연정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심야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국가경제실행위원회」를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위원장을 맡을 이 기구에 대해 『경제상황을 상시 긴밀점검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하티르 총리의 이날 발표는 두가지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먼저 현 상황에 대한 인식. 그는 그동안 『우리는 경제기반이 튼튼하다』고 외쳐왔지만 경제위기가 더이상 「말」로만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인정했다. 링기트화의 환율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주가지수도 연초에 비해 50% 이상 폭락하는 등 심각한 경제상황이 그로 하여금 「준 비상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단계임을 자인케 했다.
그러나 해결책에 가서는 오히려 기존의 시각이 한층 강화됐다. 마하티르 총리는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관리해야지 남의 손에 맡겨서는 안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손벌리는 대신 과소비 척결, 생산·수출 증대, 수입 감축, 인플레 억제 등을 내놓았다. 「내핍」과 「수출드라이브」로 이 난국을 헤쳐가겠다는 그의 호기로운 모험의 결과가 어떠할지 궁금하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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