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200여명 내·수사”/보안기관 「고 교수 고첩」 처음엔 상상못해/북한 소년·소녀·할머니 간첩까지 양성중국가안전기획부 고성진 대공수사실장은 20일 『서울대 고영복 교수가 접촉한 각계 각층 인사 2백여명에 대해 광범위한 내·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교수는 사회지도층 인사 등과 광범위하게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수사진전상황과 수사대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전개하는지는 수사상 보안문제때문에 밝힐 수 없다. 고교수와 접촉한 사실만으로 수사대상자라고 말할 수 없으며 활동 사항이나 신분 등을 고려해 광범위한 내·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교수의 간첩활동이 당국에 전혀 포착되지 않았는가.
『고교수는 대학재직시 보수인사로 행세, 어용교수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73년 남북적십자회담 자문위원으로 위촉될 정도로 보안기관의 신뢰도 받았다. 고교수가 고정간첩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강연정(28)이 자살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최정남(35)과 강연정이 검거됐을 때 머리에서 발끝까지 X레이 촬영을 통한 정밀검사를 했고 심지어는 치아사이까지 검색, 캡슐형 만년필뚜껑형 립스틱형 독약앰풀을 찾아냈다. 강연정은 검거 다음날인 28일 조사실에 딸린 화장실에 가 갑자기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숨겨둔 청산액화가스 앰풀을 꺼내 곁에 있던 여수사관이 말릴 틈도 없이 입에 넣어 씹었다. 신속히 병원으로 호송하고 해독제를 투약했으나 며칠만에 숨졌다. 다시는 이같은 일이 없도록 교훈으로 삼겠다』
―서울대 김모교수의 경우 북한측이 8년여동안 포섭을 기도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간첩이 김교수를 접촉한 사실이 있는가.
『이부분에 대해서도 내사가 진행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남한내 고정간첩수를 어느 정도 추산하고 있는가.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각계 각층에 퍼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부간첩의 임무중에는 황장엽씨 위치 파악도 들어 있다. 황씨에 대한 북한의 테러가능성과 신변경호는.
『북한은 황장엽씨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며 황씨의 소재파악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변보호를 철저히 하고 있다』
―고교수를 비롯, 심정웅 등의 근황은 어떤가.
『고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솔직히 진술하고 있다. 다만 고교수는 검거직전 자해를 기도한 사실이 있다. 심정웅 일가족은 이번 수사에 엄청난 협조를 하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
―부부간첩은 처음인데 북한의 대남간첩활동 전술이 변화한 것은 아닌가.
『부부간첩이 적발된 것은 처음이나 대남활동전술이 바뀐 것은 아니다. 북에서는 소년소녀 부부 할머니 간첩 등 여러 유형의 간첩을 양성중이다』
―울산 코리아나호텔에서의 부부간첩 검거당시를 설명해 달라.
『수사관들이 미리 잠복해 있어 쉽게 제압했으며 충돌은 없었다』
―일부 재야·시민단체는 최정남이 고첩을 그렇게 쉽게 발설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에 대해 미심쩍어 하고 있다. 어떻게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나.
『오랫동안 축적된 수사기술 및 기법을 총동원, 최가 수사에 협조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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