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주서 첫 발효에 “의사처방땐 제재” 경고미 오리건주에서 최초로 발효된 안락사법에 제동이 걸렸다.
미 연방 마약단속국(DEA)은 지난 16일 안락사를 원하는 시한부 환자에게 투여할 바르비투르산염을 처방할 경우 강력한 제재조치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를 오리건주의 의사들에게 보냈다. DEA는 의사면허 정지 및 박탈 등 행정권은 없으나 의약관련법을 적용, 의사의 처방권을 제한함으로써 의료행위를 사실상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DEA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약은 합당한 의료에 사용한다」고 명시한 통제의약품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오리건주의 극심한 반발은 예상된 일이었다. 오리건주민들은 6개월미만의 시한부말기 환자들이 「우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한 안락사법을 94년 법제화했으나 미 연방항소법원의 법 정지명령에 따라 지난달 27일 겨우 법을 발효시켰다. 더욱이 주민들은 2주전 투표를 통해 이 법의 확정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켜 예상되는 연방정부의 간섭에 단단히 쐐기를 박아놓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DEA의 조치에 감정이 크게 상한 주민들은 이제 연방정부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결의로 가득하다. 「신이 준 생명을 인간이 거둘 수 있느냐」로 시작된 미국의 안락사 논쟁은 이제 주와 연방간의 대립이라는 엉뚱한 구도로 비화하고 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