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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사태 3주만에 해결 물꼬/중재 러 “외교적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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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사태 3주만에 해결 물꼬/중재 러 “외교적 승리”

입력
1997.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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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를 끌어온 이라크 사태가 막후 외교전 끝에 협상테이블로 옮겨졌다.20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외무장관 회의와 이어 이라크의 유엔특별위원회(UNSCOM) 무기사찰단의 복귀허용 조치 등으로 일단 무력대결의 고비는 넘겼다. 앞으로 협상이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낼지는 속단키 어려우나 이라크의 UNSCOM 무기사찰단 원상회복 조치와 유엔의 이라크 제재 조치 일부 완화를 서로 연계하는 큰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과 이라크는 ▲이라크의 수요를 감안한 무기협정 ▲유엔의 이라크 제재결의안 재해석 ▲무기사찰단 구성원 확대 ▲이라크 원유수출 허용한도 확대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인권차원에서 이라크의 원유수출 제한 물량을 늘려줄 수 있다고 밝혔고 이라크도 유엔 사찰단 복귀 수용 의사를 이날 간접적으로 천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선 사찰단 무조건 수용―후 제재완화 검토」를, 이라크는 「제재완화 조치와 사찰단 수용의 동시진행」을 내세워 협상이 밀고당기기로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안보리 내부의 이견과 아랍권의 미국 군사행동 반대 분위기를 간파하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했던 이라크는 협상테이블을 만드는데 성공한 셈이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득을 본 국가는 미국의 강력한 중동정책에 밀려 그동안 외교적으로 발언권이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던 러시아라고 말할 수 있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는 무력이나 군사력이 아닌 외교적 방법을 통해 이라크 위기를 종식시켰다』고 선언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간에 서한을 교환토록하는 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다. 러시아는 91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중동평화 회담에서 공동후원국이며 공산세력과 의회내 강경파들이 이라크에 동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 석유기업들 역시 이라크와 70여억달러 상당의 거래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 거래가 진척될 수 있도록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가 해제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랍문제 전문가이자 후세인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프리마코프는 지난해 1월 외무장관직을 맡은 이후 중동평화에서 러시아가 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그의 노력은 그동안 무위에 그쳤으나, 이번 중재의 성공으로 자신은 물론 옐친 대통령과 러시아가 커다란 성공을 거둔 셈이됐다.<신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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