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재즈 거쳐서 ‘퓨전맨’으로 입신/존 스코필드·케니G 등 록의 어법 받아들여 자신의 영역 구축왼쪽 끝이 있으면 당연히 오른쪽 끝이 있다. 프리 재즈라는 극좌의 반대편에는 퓨전, 즉 재즈 록이 있다. 프리 재즈는 대중의 인기는 뒷전으로 하는 자존심과 정당성의 음악이다. 그러나 퓨전은 일반에게 손을 뻗친다. 「재즈 스타」로서 부와 명성의 길은 정통 재즈보다 「재즈 록」 뮤지션에게 먼저 열려져 있다. 록의 어법을 받아들여 빳빳한 풀기를 뺀 재즈, 재즈의 세례를 받은 록.
빌 에번스(39·색소폰)는 아직 대학생이던 80년, 퓨전의 대부 마일스 데이비스(트럼펫)의 눈에 들어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 등 역사적 재즈그룹의 멤버로서 탄탄한 기량을 쌓은 그는 이제 뉴 에이지나 퓨전 밴드들의 잇단 손짓에 대답하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60, 70년대를 풍미했던 거장 빌 에번스(피아노)와 이름이 똑같으니, 요주의.
마이크 스턴(43·기타)은 86년 데뷔한 이래 현란한 테크닉, 록 기타리스트 뺨치는 파워 등으로 이름 높다. 미국 재즈 교육기관의 대명사 「버클리음대」 출신. 마약중독으로부터의 재기담 또한 화제였다.
존 스코필드(46·기타, 작곡)는 데이비스, 빌리 코범(드럼), 찰스 밍거스(베이스) 등 전설적 거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인물이다. 많은 작품 중 특히 87년작 「블루라는 것(Blue Matter)」은 시대적 명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버클리」 출신의 그는 올초 어쿠스틱 재즈 기타리스트로 일신, 내한 공연을 갖기도 했다.
색소폰 주자 케니 G(40). 팝 발라드풍의 소프라노 색소폰 주자로만 알기 쉬운 그는 그러나 사실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차세대 재즈를 이끌 것으로 촉망받던, 「진짜 재즈」 색소폰 주자였다. 12월 BMG에서 발매할 신보 「히트곡 모음(The Greatest Hits)」 홍보차 또 내한한다.
재즈의 기라성이라는 점을 뺀다면 듀크 엘링턴, 새러 본이 갖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비틀즈」의 히트곡을 각기 스타일의 재즈로 리바이벌해 냈다. 그러한 작업은 그들로서는 「여기」였고, 팬들은 부담없이 즐겼다.
퓨전은 대량 소비상품으로서의 재즈다. 그러나 한 가지, 외국의 일급 퓨전맨들이 모두 정통재즈의 단련을 거쳐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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