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라가 어려울 때는 국민이 나서 줘야 한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해외자금들이 한국경제를 불신함으로써 일어난 것이다. 해외자금을 다시 불러들이려면 경제체제와 제도, 그리고 그 운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경쟁력을 제고하고 투명성을 확립하여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그러나 우선 발등의 불, 즉 외환위기부터 끄는 것이 화급하다. 주로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타개해야 할 문제이지만 국민들도 마음만 먹으면 적지않게 기여할 수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근검절약만을 통해서도 외화난을 해소하는데 크게 한몫을 할 수 있다.
우리의 과소비는 요즘 경기침체로 다소 주춤한 것 같으나 이것은 겉보기에 지나지 않고 실질적으로 별로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소득이 높아지면 소비도 자연히 양적으로 팽창하고 질적으로 개선되게 마련이지만 우리의 소비가 과연 소득수준에 맞는 것인지 성찰이 있어야겠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이제 겨우 1만달러 수준인데 소비는 소득 3만달러의 나라를 능가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것이다. 과소비는 의류, 화장품, 술, 가전제품, 식품, 골프용품 등 소비재에서 뿐만 아니라 콘도, 아파트, 주말주택, 별장 등 주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과도한 해외여행 등 레저부문도 그렇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려면 왕도가 따로 없다.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든가 아니면 쓰는 것을 줄여야 한다. 외화가득을 하루 아침에 갑자기 늘릴 수 없으므로 소비를 감축해야 한다. 올해들어 9월말까지 무역수지(국제수지기준)는 적자가 59억4,000만달러로 돼있다. 수출 997억1,000만달러에 수입 1,100억9,000만달러다. 수입 가운데 소비재부문이 120억6,000만달러다. 소비재라고 해서 다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곡물같은 것은 수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의지 여하에 따라서는 대폭 줄일 수 있는 부문이 상당히 있다.
예를 들면 커피두(1억5,000만달러. 이하 단위 생략), 조제식품(7.8), 의류(10.2), 화장품(2.7), 가정용전자(9.0), 승용차(2.3) 등 다양한 소비제품에서 조금씩만 줄어도 적자는 내지 않을 수 있다. 소비품들은 국산제품들도 경쟁력 있는 것들이 상당히 있으므로 소비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편 무역외수지는 적자가 약 58억달러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적자가 24억6,000만달러로 거의 절반에 접근한다. 우리의 해외여행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인구비율로 보면 일본을 훨씬 능가한다. 나라경제가 어려울 때는 자제하는 것도 국민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일본국민들은 불경기가 닥치면 스스로 해외여행을 삼간다고 한다. 반드시 소득이 줄어서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절약이 요구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동참한다는 뜻이 크다고 한다.
외환위기극복에는 한 푼의 달러가 소중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러한 국민정신이다. 그것이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사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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