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첩 최정남·강연정은 남파된 뒤 6개, 심정웅은 2개의 「드보크」를 각각 마련한 것으로 안기부 수사결과 드러났다.드보크(Dubok)란 러시아어로 원래 「작은 참나무」란 뜻이다. 그러나 공작장비 등을 숨겨 놓았다가 필요한 때 사용하기 위해 마련한 은밀한 장소라는 공작용어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데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무기 등을 주고 받을 수 있어 「무인 포스트」라고도 한다. 드보크는 남한 무력도발 직전의 결정적 시기에 고정 간첩들이 무장을 갖추고 민중봉기를 일으키거나 후방지역에서 「제2의 전선」을 형성하는데도 큰 몫을 한다.
북한은 해안 취약지역을 보급루트로 이용, 해안·내륙은 물론이고 도심 주변에도 드보크를 설치, 권총 수류탄 독총 등 무기류나 통신장비, 공작금 등을 숨겨왔는데 최근에는 버스터미널이나 지하철역 등의 물품보관함도 드보크로 이용되고 있다.
간첩 최정남은 ▲경주시 하동 민속공예촌 부근 야산에 권총 2정, 소음기 2개 실탄 120발을 묻어둔 것을 비롯, ▲서울 관악구 봉천8동 장군봉 체육공원 정상 벤치 부근 바위밑 ▲서울대 입구 등산로 바위밑 ▲경주 시외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 ▲관악산 등산로 바위밑 ▲장군봉 체육공원 등 6곳에, 간첩 심정웅은 ▲강화도 마니산 부근 묘소 비석 부근 ▲관악산 중턱 등 2곳에 드보크를 설치했다.
부여침투간첩 김동식 사건때 7곳, 남한 노동당사건때 8곳을 합치면 지금까지 드러난 드보크는 23곳이다. 대공수사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침투가 계속된 점을 감안할 때 전국적으로 많은 드보크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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