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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론 펼치다 ‘참담한 실패’/강경식 경제팀 왜 경질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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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론 펼치다 ‘참담한 실패’/강경식 경제팀 왜 경질됐나

입력
1997.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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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방향 옳다해도 위기 적절대처 못해19일 전격 경질된 강경식 경제팀은 이상론 일변도의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경우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 강경식팀은 구원전문으로 투입된 경제팀이었다. 한보사태로 흐트러진 분위기의 수습 차원에서 3월6일이 기용됐는데 전임 한승수 경제부총리·이석채 경제수석팀과 달리 강 전부총리와 김인호 전 경제수석 모두 옛 경제기획원의 엘리트관료 출신으로 호흡이 잘맞고 경제철학이 분명해 큰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강 전부총리는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며 한보사태 수습같은 단기처방보다는 시장주의의 관철을 위해 금융개혁 등 근원적인 처방에 전력하는 등 정권초기의 「선발투수」같이 일을 벌였다. 특히 그는 기아 진로 뉴코아 대농 한신공영 등 대기업의 연쇄부도 와중에서 특유의 배짱과 논리, 그리고 불도적같은 추진력을 가지고 금융개혁, 실명제보완, 21세기국가과제 지방경제활성화 등 수많은 일을 추진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취임 8개월여가 지난 지금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은 중단되고 외환시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환율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1,000원대를 돌파했다. 한국경제가 「국가부도」의 위기에 내몰렸다. 취임직전인 3월6일에 618.11이었던 종합주가지수는 퇴임직전인 18일에 123.45포인트 떨어진 494.66을 기록하며 19.9% 폭락했고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867.50원에서 1,012.80원으로 16.7% 폭등했다.

최근 국가위기 상황이 잇따른 정부의 정책실기와 실패, 위기대처능력 결여 및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초래한 결과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같다. 강경식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은 좋았지만 방법이 적절하지 못해 실기 실효 실책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특히 강 전부총리와 김 전수석의 호흡이 너무 잘맞는데다 권력공백현상까지 겹치는 바람에 강 전부총리의 이상론은 기본적인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채 정책으로 바로 반영됐다. 재경원 관계자들은 『강 전부총리는 브레이크 없는 벤츠다. 김 전수석이 브레이크 역할을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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