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급 분류… B급은 경영개선령 C급은 통폐합대상정부가 19일 부실금융기관 정리에 관한 세부일정을 밝힘에 따라 「금융 빅뱅」이 가시권에 진입했다. 이번은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등 기존 법률을 토대로 한 것이지만 감독기관 통합을 골자로 한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될 경우 빅뱅에 상당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의 구조개편 수준은 「부실채권 정리→금융기관 실사→경영개선명령 또는 합병권고→통폐합」이다.
우선 이달내로 금융기관 합병 허용범위, 인가절차 및 기준 등을 담은 「금융기관의 합병 등에 대한 인가기준 및 지원사항」이 마련된다. 이를 토대로 종금사는 내년 1월말까지, 은행은 내년 3월말까지, 그리고 나머지 금융기관은 내년 6월말까지 자산·부채 실사작업이 진행된다.
금융기관들은 이후 ▲자산의 건전성 ▲자기자본비율 등의 기준에 따라 3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A등급(정상)을 받으면 괜찮다. 그러나 B등급(미달)의 경우 ▲자본금 확충 ▲자산규모 축소 ▲배당 억제 등의 경영개선명령이 내려진다. C등급(크게 미달) 기관은 합병 또는 제3자 인수를 권고받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 등의 조치로 사실상 껍데기만 남게 된다.
금융기관들이 B, C 등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24일부터 가동되는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통해 부실채권을 털어 내야 한다. 내년 2월말까지 10조원으로 확충되는 정리기금은 담보가 있는 것(고정여신)은 담보가의 75%, 담보가 없는 것(회수의문)은 채권가의 20%를 현금과 채권으로 바꿔줄 예정이다.
정부는 인수·합병(M&A)과정에서 유동성이 떨어지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및 신용관리기금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합병한 곳에는 새로운 업무를 대폭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M&A 유도를 위한 당근인 셈이다. 아무튼 업무영역이 확대되면 다양한 형태의 금융기관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끼리 합병한 경우 ▲융통어음 발행·할인·매매·중개 등 제2금융권 업무 ▲유가증권 위탁매매를 제외한 증권업무 등을 허용, 선도은행(리딩뱅크)으로 육성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경영난이 심각한 종금사의 경우 은행 또는 증권사로의 흡수합병을 강력 유도할 예정이다. 또 신용금고 여신전문기관 등 여타 금융기관은 기관별로 특화시켜 장차 금융기관을 은행 투자은행(증권+종금) 보험 여타금융기관 등 4개 유형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융기관 M&A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금자 피해를 막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모든 예금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보장한다고 선언했다. 예금보험기금도 현행 8천7백15억원(잔액)에서 8조3천7백15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주)는 조흥 신한 국민 등 3개 은행은 어떠한 합병 상황하에서도 생존가능성이 높다고 예측, 이들이 은행권 합병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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