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18일 밤 일산 자택으로 조세형 총재 권한 대행과 이종찬 부총재 등 지도부와 선거참모를 긴급 소집했다. 이번 선거전에서 김총재가 심야에 선거 대책회의를 직접 소집한 것은 처음이다.회의에서는 국민회의의 대선 전략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두 가지 정세 판단이 내려졌다. 우선 이번 대선이 궁극적으로는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의 양자대결 양상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따라서 영남표도 국민회의측이 바라던 PK, TK분립 구도보다는 반DJ진영 하나로 뭉쳐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신한국당 김윤환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제기한 영남권 단결론에 대한 대응도 자연스럽게 정면돌파와 확전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까지 남은 7일간 당력을 총결집해 지역주의에 대한 공세에 나서 이를 선거 쟁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론은 19일의 전략회의에 그대로 이어졌다. 회의에서 박지원 총재 특보는 『과거 선거에서 야당은 지역감정 문제를 회피해왔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직접 규탄하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세형 권한대행은 『「남이가」전략은 비겁하다』면서 『지역 감정 선동을 철회하고 반성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영남 정서에 대한 국민회의의 정면 돌파 방침은 신한국당 이후보의 영남 지역 세확장을 주춤하게 만들고, 최악의 경우 중부권과 호남·충청권의 표밭이라도 단결 시키자는 맥락에서 나왔다. 김경재 홍보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지역주의 조장세력과 청산 세력간의 대결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측은 또 이날 신한국당 상승세의 발판을 만든 조순 민주당 총재에 대해서도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김민석 수석 부대변인은 『지식인의 책임을 강조해온 조총재는 자신과 김위원장의 지역감정조장 발언을 공개 비판하고 물러나야 한다』며 정계은퇴를 요구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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