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만능사회 추방위해 뚱보 바비인형 캠페인”환경친화적인 화장품으로 유명한 영국 「보디숍」사 회장 아니타 로딕(55)이 내한, 17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동물보호와 인권·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은 로딕 회장은 유엔 인권 선언 50주년(98년)을 기념해 한국 엠네스티와 마라톤 콘서트 등 기념행사를 논의하고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운동단체들과 공동 캠페인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영어 역사교사였으며 유엔 산하 국제노동위원회에서도 일했던 로딕 회장은 기업의 사회 참여에 대해 아주 적극적이다. 76년 설립된 보디숍은 87년 동물실험반대 캠페인, 88년 양심수 석방운동, 93년 나이지리아 오고니족 살리기, 94년 가정폭력 방지 캠페인 등을 펼쳐왔다. 80년대 후반부터는 인도 브라질 멕시코 가나 방글라데시 주민들과 직접 교류를 해 좋은 재료도 구입하고 이들을 원조하는 「커뮤니티 트레이드」프로그램도 벌이고 있다. 로딕 회장은 『이들 원주민들은 서구사회가 잊고 있는 지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여성들이 파인애플을 먹고 난뒤 몸에 바르는 것을 보고 「파인애플 와시」라는 제품을 만든 적도 있고 예멘의 베두인족이 시체를 향신료인 바실로 싸두는 것을 보고 바실 기름으로 겨드랑이 암내를 없애는 「데오도란트」라는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요즘 보디숍이 펼치고 있는 「자기존중」 캠페인은 뚱뚱한 바비인형인 「루비」를 내세워 날씬이 신드롬을 반박하고 있다. 로딕 회장은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는 편견이 없어지고 기업은 여성의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마가 마음놓고 일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직원 건강센터, 아버지 출산휴가 등의 제도를 두고 있는 보디숍의 경우를 소개하며 기업의 사회책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보디숍이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로딕 회장은 『환경 인권 캠페인이 판매에 큰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TV 잡지 등 대중매체에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싸고 질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서울에 첫 매장을 낸 보디숍은 현재 분당 대구 부산 등 4개 매장이 있다. 18일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갖기도 한 로딕 회장은 19일 이한했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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