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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제가 흔들린다/소비감소·금융불안 등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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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제가 흔들린다/소비감소·금융불안 등 ‘수렁’

입력
1997.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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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통화위기도 기업에 타격일본 경제가 심상치 않다. 불과 몇달전만해도 경기회복을 향해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일본경제는 최근 급격히 답보상태를 걷더니 결국 2년여만에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정도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일본경제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다양하게 엇갈려 온 것이 사실이다. 경제기획청 등 일본 정부의 입장은 경제가 92년부터 완만한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며 올들어 완전한 경기회복의 국면에 도달했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중반부터 엔저현상에 힘입은 수출 증가에 의해 수출과 관련된 제조업이 호황을 누리는 등 나름대로의 판단 근거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제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대폭 감소하고 이것이 다시 경기 후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때문에 『현상태를 방치하면 일본 경제는 파탄할 수 밖에 없다』는 극단적인 비관론도 상당한 동감을 얻고 있다.

문제는 일본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우선 17일 홋카이도(북해도) 다쿠쇼쿠은행의 파산이 상징하듯 일본의 금융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다. 특히 「노무라(야촌) 사건」으로 표면화한 총회꾼에의 불법 이익공여에 대한 수사가 전업종으로 확대돼 경제계를 움츠리게 하고 있다. 합리화 효율화의 차원에서 각기업이 시도하고 있는 감원·감축작업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막대한 재정적자의 축소를 위해 4월부터 단행한 소비세인상은 급격한 소비·지출의 감소를 촉발했다. 또 동남아시아의 통화위기는 이지역의 경제적 맹주임을 자부하는 일본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엔화와 주식, 채권이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하락」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한마디로 지금부터 진짜 시련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는 아직 긍정적이다. 세계제일의 기술과 자본이 있고 현재 개혁을 통한 합리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므로 시간은 걸리겠지만 일본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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