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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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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8일자 한국일보와 서울경제신문에 실린 저명한 경제학자 두 분의 글이 화제를 낳고 있다. 같은 사안에 너무나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에 실린 김병주 서강대 교수와 서울경제신문에 실린 정운찬 서울대 교수의 글이다. 김교수는 중진교수로, 정교수는 소장파교수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김교수는 「늦출 수 없는 금융개혁」이라는 칼럼에서 금융개혁의 시급성을 설명하며 한은법개정문제나 금융감독기구의 통합문제 등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금융개혁의 핵심은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구통합법안의 국회통과여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거짓 개혁과 참 개혁」이라는 특별기고에서 이번 금융개혁관련법안은 한국은행의 독립을 기대할 수 없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융개혁안 자체가 졸속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특히 한은법개정안과 감독기관통합법안만은 이번 국회에서 통과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법안 통과가 안되면) 여야 모두 국민경제를 망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고, 정교수는 『지각있는 의원이라면 부표를 던져라』고 주장했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는 알아서 판단할 노릇이다. 이처럼 어려운 일을 국회에 맡긴다는 것 자체가 우리 국회수준으로 볼 때 희극인지도 모른다. ◆중대한 국가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기댈 곳은 결국 국가지도자와 정치권의 리더십이다. 금융개혁문제를 두고 금융시장이 안정은 커녕 파국의 위기로 치닫고, 여론이 갈기갈기 찢기는데 우리 정치권의 리더십은 어디에도 찾을 길이 없다. 이래도 국가라고 할 수 있는지 정말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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