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후보 노골적 지지나 비방/하루 수십건 조직적 개입 의혹/경찰 “선거법위반” 10여명 추적일부 유령 네티즌이 PC통신상에 특정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가·차명 ID를 사용하는 이들 유령 네티즌은 PC통신상의 건전한 토론문화를 혼탁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여론을 호도해 대다수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치고 빠지기」식의 게릴라전을 펴고 있어 조직적인 여론몰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령 ID를 사용하는 일부 네티즌이 최근 PC통신 여론광장이나 토론방 등에 특정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과 지지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홍보글을 올리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이전에는 전혀 글을 올리지 않다가 최근 갑자기 등장한 네티즌도 많다. 더구나 대표적인 PC통신망인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에 동시에 같은 ID로 글을 올리는가 하면 하루에도 10여건씩의 글을 계속해서 올리는 전문꾼도 적지 않다.
신한국당 PC통신 담당자 유은종(25·ID NKPTEL)씨는 『조직적인 공작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루에도 10여건씩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방글만을 올리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며 『신한국당 ID인 NKP로 시작하는 유사 ID를 사용, 김대중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유령 네티즌들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PC통신 담당자 민기영(31·여)씨는 『이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ID 사용자들이 갑자기 나타나 특정후보에 대한 비방과 지지를 표현하는 것을 볼 때 조직적인 개입의 심증을 두고 있다』며 『PC통신상의 자율적인 자정 능력을 믿기 때문에 고발 등의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통신인들은 유령 네티즌이 「통신의 자유」에 큰 위해요소라며 수사기관의 단속을 촉구하고 있다. 나우누리의 한 통신인(hightide)은 『최근 한 네티즌이 특정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읽는 사람조차 불쾌할 정도로 마구 헐뜯고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글을 한꺼번에 수십건씩 게시판에 올렸다가 「정당의 조직원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관련 글을 모두 지운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면 이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속적인 단속에도 PC통신에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줄지않는다고 보고 인신공격성 비방을 반복적으로 싣는 이용자에 대해 신원추적을 통해 예외없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처벌하기로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컴퓨터전문가를 활용해 PC통신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PC통신에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을 반복게재한 50여명에 대해 수사를 벌여 이중 선거법위반 혐의가 뚜렷한 10여명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동국·박일근 기자>이동국·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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