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으로 태평성대 구현” 유교의 이상정치 해부「덕으로 세상에 왕 노릇하며 태평성대를 이룩한다」.
맹자가 주창한 「왕도정치」의 요체다. 여기서 「덕」은 무력이나 강권이 아닌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인)을 뜻한다. 인과 의로 국가를 다스리고 세상을 평안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부터 청나라까지 왕도정치를 표방하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다. 특히 조선은 개국초부터 왕도정치를 이념으로 내세웠고 중국의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이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출신으로 밀라노대 등 이탈리아대학에서 30여년간 동양철학 교수로 재직한 허룽이(93년 61세로 사망)의 「맹자의 왕도주의」는 유교정치 철학의 영원한 이상인 왕도주의를 알기 쉽게 해부한다.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 이상으로 현란한 언어분석과 논리를 구사하는 맹자의 발언을 하나하나 되짚으면서 왕도정치의 이론과 실제를 소개한다. 인정을 폄으로써 천하를 얻고 태평성대를 누린 고대 중국 하·은·주 세 나라의 사례 분석 등이 관심을 끈다.
왕도정치는 현재적 이념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지 오래다. 그러나 전제군주시대적 한계는 있지만 민본·위민주의를 강조한 정신만은 지금도 꾸준히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15대 대선후보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무슨 철학을 갖고 정치를 했으며 또 하고자 하는 것일까? 울산대 중문과 박삼수 교수가 옮기고 이 대학 출판부(UUP)에서 냈다. 1만5,0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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