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노동법 악몽 의식 신중론/강 부총리 국민회의 방문 언쟁만금융개혁법안이 표류하고 있다. 국회 재경위는 17일 금융개혁법안의 처리여부를 놓고 진통을 거듭했다. 신한국당과 재경원은 13개 법안의 일괄 표결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한은법개정안 금융감독기구설치법을 제외한 11개법의 우선 처리를 각각 주장했다.
금융개혁법안은 상오부터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를 바쁘게 만들었다. 신한국당 지도부는 노동법파동의 악몽을 의식, 당소속 재경위원들에게 신중한 자세를 요구했다. 이회창 총재 이한동 대표 선대위원장 당3역 등이 참석한 주요당직자 오찬에서도 『4월 시행인 법을 굳이 지금 할 필요가 있느냐.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신중론이 대세였다.
국민회의도 간부회의에서 「2개 법안 유보, 11개 법안 처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키로 했다. 회의후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관치금융의 폐해를 막는게 시급한 지금, 재경원 산하에 통합감독기구를 두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못박았다. 김정책위의장은 『재경원 산하에 통합감독기구를 두는 게 어떻게 국가경제위기의 해법이냐』며 『그게 그리 중대하다고 자신하면 신한국당이 처리하고 책임도 져라』고 공박했다.
이처럼 국민회의가 완강하고 신한국당 지도부가 신중론으로 돌아서면서, 국회 재경위의 신한국당 「단독처리파」와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난감해졌다.
강부총리는 상오 8시에 국민회의를 방문,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김원길 정책위의장을 설득하려 했으나 오히려 김의장과 언쟁만을 한 후 물러났다. 국민회의를 설득하지 못한 강부총리는 이상득 재경위원장의 「단독결행」을 기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위원장은 상오 9시반으로 예정됐다가 12시께 열린 전체회의에서 13개 법안을 상정했으나 더이상 의사일정을 진행하지 못했다. 신한국당은 국민회의의 금융감독기구 협의체방안을 수용하되 은행감독원을 한국은행에서 떼어내자는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국민회의는 「한은 독립성강화」를 이유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재경위는 밤늦게 까지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가 밤 11시께 위원장실에서 대기중이던 신한국당의원들이 철수하면서 자동 유회됐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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